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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 식단, 소금만 줄이면 될까? 함께 챙겨야 할 영양소 ‘칼륨’

“혈압이 높다면 짜게 먹는 습관부터 줄이세요.”

고혈압 이야기가 나오면 가장 먼저 듣게 되는 말이다. 실제로 나트륨 섭취를 줄이는 것은 고혈압을 예방하고 관리할 때 기본적으로 권장되는 식생활 방법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고혈압 식단을 조금 더 넓게 바라보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소금을 얼마나 덜 먹을지만 생각하기보다 충분히 섭취하지 못하고 있는 영양소도 함께 살펴보자는 것이다.

그 가운데 하나가 칼륨이다.

미국 버몬트대학교 연구진은 2026년 발표한 논문에서 나트륨 섭취를 줄이는 기존 방법에 칼륨 섭취를 늘리는 전략을 함께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나트륨은 줄이고 칼륨은 충분히

고혈압은 세계적으로 12억8천만 명 이상의 성인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심혈관질환의 주요 위험요인으로 꼽힌다. 세계보건기구 WHO는 성인의 하루 나트륨 섭취량을 2,000mg 미만으로 제한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소금으로 환산하면 약 5g이다. 칼륨은 하루 최소 3,510mg 섭취할 것을 제안한다.

현실의 식생활에서는 반대 상황이 나타나기 쉽다.

나트륨은 권고량보다 많이 먹는 반면 칼륨 섭취는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특히 나트륨은 집에서 음식에 넣는 소금뿐 아니라 외식과 가공식품을 통해서도 들어온다. 그래서 소금통을 멀리하는 것만으로는 식사 전체의 나트륨을 충분히 줄이지 못할 수 있다.

국과 찌개의 국물, 라면, 햄이나 어묵 같은 가공식품, 간장이나 된장처럼 자주 사용하는 양념까지 평소 식사 전체를 살펴보는 편이 낫다.

 

고혈압 식단에서 칼륨을 함께 보는 이유

칼륨은 채소와 과일, 콩류, 유제품 등에 들어 있는 영양소다. 나트륨과 칼륨은 몸 안에서 서로 따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체액과 전해질 균형, 신장의 나트륨 처리 과정 등에 함께 영향을 미친다. 칼륨 섭취가 늘어나면 신장을 통한 나트륨 배출이 증가하고 혈관의 긴장도를 조절하는 데 영향을 줘 혈압을 낮추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번 논문에서 다룬 내용 가운데 하나가 ‘신장의 칼륨 스위치’다.

칼륨 섭취가 부족하면 우리 몸은 귀한 칼륨을 가능한 한 보존하려고 한다. 이 과정에서 신장이 나트륨을 다시 흡수하는 작용도 강해질 수 있고, 염분에 대한 혈압 반응이 커지는 방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반대로 식사를 통해 칼륨을 충분히 섭취하면 나트륨 배출을 늘리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래서 고혈압 식단을 짤 때 나트륨을 덜 먹는 것과 칼륨이 풍부한 음식을 충분히 먹는 방법을 함께 살펴보자는 것이다.

 

칼륨이 많은 음식은 가까이에 있다

칼륨을 섭취하기 위해 특별한 식품을 찾을 필요는 없다. 채소와 과일, 콩류, 유제품처럼 평소 식탁에 올릴 수 있는 식품에 다양하게 들어 있다. 버몬트대학교 연구진도 칼륨의 주요 급원으로 과일과 채소, 콩류, 유제품을 제시한다.

시금치와 토마토, 브로콜리, 감자 같은 채소를 비롯해 바나나와 오렌지, 키위, 멜론, 말린 과일 등으로도 섭취할 수 있다. 렌틸콩이나 강낭콩, 대두 같은 콩류와 견과류, 우유와 요거트 등을 식사에 다양하게 넣는 방법도 있다. 한 가지 음식만 집중해서 먹기보다는 매 끼니 채소를 곁들이고 간식으로 과일을 먹는 식으로 식단 전체를 바꾸는 편이 현실적이다.

 

칼륨을 넣은 대체 소금도 연구됐다

나트륨과 칼륨을 함께 보는 접근은 대체 소금 연구에서도 확인됐다. 중국에서 진행된 대규모 연구에서는 일반 소금의 일부를 염화칼륨으로 바꾼 대체 소금을 사용했을 때 혈압뿐 아니라 심혈관계 사건이 감소하는 결과가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 효과를 단순히 나트륨을 적게 먹었기 때문으로만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한다. 나트륨 섭취가 줄어든 동시에 칼륨 섭취가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식품을 만들 때도 나트륨 함량 하나만 보는 것이 아니라 나트륨과 칼륨의 균형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제안이 나온다. 개인의 노력만으로 바꾸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 채소와 과일, 콩류처럼 칼륨이 풍부한 음식을 누구나 쉽게 선택할 수 있는 식생활 환경을 만드는 문제도 함께 거론된다.

 

칼륨은 많이 먹을수록 좋은 것은 아니다

칼륨이 혈압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해서 무조건 많이 섭취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특히 진행된 신장질환이 있으면 몸 밖으로 칼륨을 제대로 배출하지 못해 혈중 칼륨 농도가 지나치게 높아질 수 있다. 일부 약물을 복용하는 사람 역시 칼륨 섭취에 주의해야 할 수 있다. 따라서 신장질환이 있거나 칼륨에 영향을 주는 약을 복용하고 있다면 임의로 칼륨 섭취량을 크게 늘리거나 칼륨이 들어간 대체 소금을 사용하지 말고 의료진과 먼저 상의해야 한다.

이번에 발표된 논문도 새로운 환자들을 모집해 특정 식단을 먹인 임상시험은 아니다.

그동안 축적된 나트륨과 칼륨, 혈압 관련 연구를 검토하고 앞으로 고혈압 관리와 공중보건 정책에서 두 영양소를 함께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제안한 견해 논문이다.

 

고혈압 식단은 ‘덜 짜게’에서 한 걸음 더

고혈압 관리에서 나트륨을 줄이는 원칙이 달라진 것은 아니다. 하루 소금 섭취량을 6g 이하로 줄이고 국물과 가공식품을 적게 먹는 저염식이 권장된다. 여기에 채소와 과일, 콩류, 저지방 유제품 등을 충분히 먹는 식습관을 함께 가져가는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다.

소금만 줄이느라 반찬을 무조건 싱겁게 만드는 데 집중하기보다 식탁에 채소와 과일, 콩류가 충분히 올라오고 있는지도 한번 살펴보는 것이다.

나트륨은 줄이고 칼륨이 풍부한 식품은 다양하게 챙기는 것.

고혈압 식단을 한쪽 영양소만 제한하는 방식이 아니라 식사 전체의 균형으로 바라보면 매일 실천할 수 있는 방법도 조금 더 다양해진다.

REFER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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