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는 매일 쓰는 가전인데도, 막상 어떻게 넣고 어떻게 보관해야 하는지는 대충 감으로 넘길 때가 많다. 일단 차갑기만 하면 괜찮겠지 싶지만, 그렇게 아무 생각 없이 넣어두다 보면 음식이 얼어버리거나 냄새가 배고, 채소 맛이 금방 떨어지는 일이 생긴다. 냉장고를 오래 써온 집일수록 오히려 자기식으로 굳어진 습관이 많다. 그래서 한 번쯤은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평소 하기 쉬운 잘못된 냉장고 사용법 3가지를 풀어보면 이렇다.
잘못된 냉장고 사용법 3가지

첫 번째는 냉기가 나오는 자리 앞에 식재료를 바짝 붙여 두는 것이다. 냉장고 안쪽에는 찬 공기가 나오는 통로가 있는데, 이 부분을 음식이나 용기로 막아버리면 냉기가 고르게 돌지 못한다. 그러면 어떤 칸은 지나치게 차가워지고, 어떤 곳은 생각보다 온도가 덜 내려간다. 식재료가 직접 찬바람을 맞으면 두부나 채소처럼 수분 많은 음식은 얼기 쉽고, 음료도 부분적으로 얼 수 있다. 냉장고 안을 빽빽하게 채우는 것보다, 냉기 길을 조금 비워두는 쪽이 오히려 음식 보관에는 낫다.

두 번째는 쌀을 원래 사온 봉투째 냉장고에 넣는 것이다. 쌀은 서늘하게 보관하는 게 좋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냉장 보관을 실천하는 집이 많다. 방향은 맞다. 쌀을 4도 정도의 저온에서 밀폐용기에 담아 보관하면 품질 변화가 적고, 밥맛도 더 오래 유지된다.
문제는 보관 방식이다. 쌀 포장지는 완전 밀폐용기가 아닌 경우가 많고, 냉장고 안에는 반찬, 김치, 양념, 과일 등 냄새가 다른 식재료가 함께 들어 있다. 그대로 두면 쌀이 주변 냄새를 머금을 수 있다. 쌀통이나 밀폐용기, 지퍼백처럼 공기와 냄새를 최대한 막아주는 용기에 옮겨 담아 두는 편이 훨씬 안전하다.

세 번째는 채소를 전부 냉장실에 넣는 것이다. 장을 보고 돌아오면 일단 냉장실부터 열게 되는데, 채소마다 맞는 온도가 다르다는 점을 놓치기 쉽다. 특히 토마토, 오이, 가지처럼 저온에 민감한 채소는 너무 차가운 곳에서 오래 두면 맛과 식감이 떨어질 수 있다. 토마토를 10도 이하에서 두면 향이 줄고 껍질 상태도 나빠질 수 있다. 오이는 7~10도 정도가 알맞고, 낮은 온도에서는 변색이나 움푹 패는 저온장해가 생길 수 있다. 그래서 이런 채소는 냉장실 가장 차가운 곳에 밀어 넣기보다, 상대적으로 온도가 덜 낮은 야채칸에 두는 편이 더 맞다.
어디에 넣느냐, 어떤 용기에 담느냐, 식재료 성격에 맞게 보관하느냐에 따라 음식 상태가 꽤 달라진다. 쓰다 보면 자기 방식이 편해져서 설명서를 다시 펼쳐볼 일이 거의 없지만, 냉장고는 모델마다 냉기 흐름과 보관칸 특성이 조금씩 다르다. 식재료를 끝까지 맛있게 먹고 싶다면, 오늘 한 번쯤 냉장고 안 배치부터 다시 보는 게 좋다. 냉장고 문을 여는 습관 하나가 생각보다 맛을 크게 바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