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에서 시금치 고르는 법 3가지

한국인의 밥상에서 시금치만큼 친숙하고 활용도 높은 식재료가 또 있을까? 끓는 물에 살짝 데쳐 참기름과 소금으로 조물조물 무쳐낸 나물 반찬부터, 구수한 된장국에 넣어 달큰한 맛을 내는 주재료까지, 시금치는 사계절 내내 우리 식탁을 책임지는 든든한 채소다.

마트나 시장에 가면 저렴하게 판매되는 시금치를 자주 볼 수 있다. 고물가 시대에 이런 가격은 분명 매력적이다. 하지만 무작정 가격표만 보고 장바구니에 담았다가는 낭패를 보기 십상다. 겉보기엔 멀쩡해 보여도, 막상 요리해 보면 풋내만 나고 식감은 질긴 ‘맛없는 시금치’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오늘은 많은 분이 장을 보며 맛없는 시금치를 고르는 잘못된 방법과 반대로 진짜 달고 맛있는 시금치 고르는 법(특히 섬초나 포항초 같은)를 찾아내는 방법을 소개하려 한다.

 

잎의 색이 연두색에 가깝다면 내려놓는다

잎의 색이 연두색에 가깝다면 내려놓는다

시금치를 고를 때 가장 먼저, 그리고 직관적으로 확인해야 할 것은 색이다.

마트 진열대에 쌓여 있는 시금치 단들을 유심히 비교해 보면, 개중에는 잎의 색이 옅은 연두색을 띠는 것이 있고, 반대로 진하고 깊은 녹색을 띠는 것이 있다. 정답은 당연히 후자다.

왜 진한 녹색이어야 할까? 시금치의 짙은 초록색은 엽록소가 풍부하다는 증거이자, 햇빛을 충분히 받고 자랐다는 성적표와 같다. 잎에 반질반질한 윤기가 돌면서 짙은 녹색을 띠는 시금치는 영양분이 꽉 차 있을 뿐만 아니라, 잎 조직이 치밀해 데쳤을 때도 흐물거리지 않고 특유의 기분 좋은 식감을 유지한다.

반면, 색이 희미하거나 누르스름한 기운이 도는 시금치는 생육 상태가 좋지 않았거나 수확한 지 오래되어 엽록소가 파괴되고 있다는 신호다. 이런 시금치는 요리했을 때 특유의 고소한 맛이 덜하고 밍밍할 확률이 높다.

 

잎 끝이 마르거나 변색된 것은 피한다

잎 끝이 마르거나 변색된 것은 피한다

전체적인 색감을 확인했다면, 이제는 디테일을 볼 차례다. 시금치의 신선도를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부위는 바로 잎의 가장자리(끝부분)이다.

사람도 피곤하면 피부가 푸석해지듯, 시금치도 수확 후 시간이 지나면 잎 끝에서부터 수분을 잃기 시작한다. 잎 끝이 바싹 말라 있거나, 힘없이 축 늘어져 있다면 이미 신선도와는 거리가 먼 상태다.

주의 깊게 봐야 할 것은 잎 끝이 노랗게 뜨거나(황화 현상), 검은 반점 같은 것이 보이는 경우다. 이는 단순히 시든 것을 넘어 부패가 시작되었거나 병충해의 흔적일 수 있다. 잎 전체가 탄력을 잃고 축 처진 시금치는 아무리 물에 씻어 살려보려 해도 본연의 아삭함을 되찾기 어렵다.

손으로 잎을 살짝 만져봤을 때, 빳빳한 힘이 느껴지고 잎맥이 살아있는 것을 고르자. 싱싱한 시금치는 밭에서 갓 뽑아온 듯한 생기가 손끝으로 전해진다.

 

줄기가 너무 가늘고 긴 것은 싱겁다

줄기가 너무 가늘고 긴 것은 싱겁다

사람들이 특히 선호하는 시금치는 겨울철 해풍을 맞고 자란 섬초나 포항초다. 이들의 공통점은 키가 작고 옆으로 퍼져 있으며, 줄기가 굵고 단단하다는 점이다.

반대로 줄기가 지나치게 가늘고 길쭉길쭉하게 뻗은 시금치는 피하는 것이 좋다. 이런 시금치는 대개 하우스에서 속성으로 자라 웃자란 경우가 많다. 겉보기엔 부드러워 보일지 몰라도, 막상 먹어보면 시금치 특유의 달큰한 맛이 부족하고 조직감이 약해 씹는 맛이 덜하다.

적당한 두께감을 가진 줄기는 시금치가 땅의 영양분을 그만큼 꽉 잡고 자랐다는 뜻이다. 줄기가 도톰하고 탄력 있는 것을 고르자. 씹을수록 배어 나오는 고소한 채즙의 차이가 확연히 다르다.

맛있는 시금치 고르는 법 결정적 힌트 붉은 뿌리

맛있는 시금치 고르는 법 결정적 힌트 붉은 뿌리

여기서 진짜 맛있는 시금치 고르는 법 결정적인 팁 하나 더, 줄기 아래쪽, 뿌리와 연결되는 뿌리 밑동의 색깔을 확인해 보자.

혹시 붉은빛이 선명하다면 무조건 장바구니에 담아야 한다. 시금치는 추운 날씨를 견디기 위해 뿌리 쪽에 영양분을 집중시키는데, 이때 당도가 높아지면서 뿌리 부분이 붉은색(혹은 핑크색)으로 변한다.

이 붉은 뿌리 부분에는 뼈 건강에 좋은 망간과 구리 등 미네랄이 풍부하게 모여 있다. 그러니 손질할 때 겉의 흙만 살살 긁어내고 십자(+) 모양으로 칼집을 내어 줄기와 함께 드시는 것이 맛과 영양을 모두 챙기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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