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근력 운동도 중간에 멈추면 근육이 줄어들어 다시 원래 상태로 돌아가는 것은 아닐까 걱정하는 사람들에게는 반가울 만한 이야기일 수 있겠다. 근육에는 ‘기억’이 있어, 근력 운동을 10주 동안 중단하더라도 그동안 얻은 근력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며, 운동을 재개하면 짧은 시간 내에 원래의 근력을 되찾을 수 있다고 한다. 역시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 것인가? 적어도 일반인의 수준에서는 부상이나 질병, 또는 피곤해서 잠시 쉬는 것만으로는 지금까지의 노력이 무의미해지지 않는 듯하다.
10주동안 근력 운동 중단하면 근육에 어떤 영향이 있을까?
핀란드 유바스퀼라 대학교 스포츠·건강과학부에서 10주간의 근력 운동 중단이 근력과 근육 크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했다. 20대에서 30대의 참가자 약 40명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각각 다른 근력 운동 스케줄을 배정하여 그 효과를 비교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한 그룹은 20주 동안 매주 2회씩 연속으로 근력 운동을 실시했고, 다른 그룹은 동일한 운동 프로그램을 진행하되, 10주간 운동을 한 후 10주 동안 운동을 중단한 뒤 다시 같은 프로그램을 재개했다.
운동을 쉬어도 근력은 크게 줄지 않으며, 짧은 시간 내에 회복 가능
그 결과는 의외였다. 근력 운동을 중단하면 근육의 크기는 작아지지만, 근력은 생각보다 약해지지 않았다. 게다가 운동을 다시 시작하자 단 5주 만에 중단 전의 근육 상태로 돌아갔다. 반면, 연속적으로 근력 운동을 진행한 그룹은 시작 후 10주가 지나면서 점차 운동 효과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운동을 중단했던 그룹이 운동을 재개하자 빠르게 따라잡았고, 일부 근육 지표에서는 연속 운동 그룹을 뛰어넘는 경우도 있었다.
연구를 진행하였던 팀의 ‘에에리 할로넨’은 “최종적으로 중단 없이 운동한 그룹과 중단한 그룹 간의 근육 크기와 근력 발달에 차이는 없었습니다”라고 발표 자료에서 설명했다.
근육 기억이 만들어지는 메커니즘은 무엇일까?
근력 운동을 잠시 쉬는 것만으로는 그동안의 효과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져 있었다. 이러한 현상은 ‘근육 기억(Muscle Memory)’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번 연구처럼 10주라는 긴 근력 운동 중단을 거쳐도 여전히 근육 기억이 유지되는 것이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이 연구를 통해 확인된 것은, 근육 기억 덕분에 근력 운동을 쉬는 동안에도 근력이 의외로 잘 유지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부상이나 질병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근력 운동을 쉬어야 할 상황이 오더라도, 그동안의 노력이 허사가 되지는 않는 것이다.
물론 약간의 감소는 있지만, 운동을 재개하면 곧바로 원래 상태로 돌아올 수 있다.
‘에에리 할로넨’에 따르면, 이러한 근육 기억은 “근육의 변화보다 신경계의 변화가 더 오래 지속되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으로 생각되지만, 그 구체적인 메커니즘은 아직 완전히 이해하지 못했다고 한다. 연구팀은 현재 근육 기억의 배경에 있는 세포 및 분자 수준에서의 작용을 조사하여, 근력 운동을 쉬더라도 그 효과가 곧바로 사라지지 않는 이유를 밝히기 위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 연구는 2024년 10월 4일 자 ‘Scandinavian Journal of Medicine & Science in Sports’에 게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