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아이들은 축구를 즐기고, 또 어떤 아이들은 크레용으로 그림 그리기를 좋아한다. 하지만 영국 더비셔 주 일케스턴에 사는 ‘벤’은 친구들이 놀러 가는 사이, 페트병에 담긴 미지근한 물, 작은 분무기와 칫솔을 가지고 묘지 청소를 하러 가는 10살 ‘묘지 관리사’ 다.
SNS 한 줄로 바뀐 10살 소년
이 모든 일은 그가 할머니의 묘비를 손질하던 중 시작되었다. ‘벤’은 돌봄이 필요한 다른 무덤들이 너무나 많다는 걸 깨달았고, 그 순간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그렇게 ‘벤’은 자신만의 묘비 청소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벤’의 엄마 ‘미셸’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아들이 “약간 슬퍼 보이는” 묘비들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벤’은 모든 사람들이 무덤을 관리할 시간이나 여유가 있는 건 아니라는 점을 이해했고, 그래서 자신이 도와야겠다고 결심했다고 한다. ‘미셸’은 섬세한 석재를 손상시키지 않는 전문 묘비 세정제를 직접 찾아보며 아들의 행동을 적극 응원했다.
선한 사업‘Guardians of the Headstones’ 탄생
‘벤’의 누나도 동참했다. 지역 페이스북 그룹에 ‘벤’의 사업을 소개하는 게시물을 올렸고, 순식간에 수천 개의 응원 댓글이 달렸다. 이에 힘을 얻은 ‘벤’은 더 많은 사람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엄마와 함께 전문 웹사이트를 만들기로 했고, 그렇게 ‘Guardians of the Headstones(묘비의 수호자들)’이 공식 출범했다.
벤은 유족들이 소중한 고인의 기억을 간직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그리고 수익의 10%를 ‘Stevie Stones’라는 자선단체에 기부하고 있다. 이 단체는 경제적 이유로 묘비를 마련하지 못한 가족들에게 기념 묘비를 지원하고 있다. ‘벤’에게 묘비 청소는 의미 있는 일일 뿐 아니라, 진심으로 좋아하는 일이기도 하다.
BBC가 공개한 영상에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
“비디오게임 말고는 나를 끌어낼 수 있는 유일한 일이에요. 이끼나 세균들이 씻겨 나가는 걸 보면 기분이 정말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