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이야기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소개된 체험담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것입니다. 여러분도 한 번쯤 생각해볼 만한 메시지를 담고 있어 공유합니다.
소풍이 있던 날의 이야기였다.
점심시간이 되어, 담임 선생님은 잔디밭을 천천히 걸으며 아이들의 모습을 살폈다.
형형색색 도시락들이 펼쳐지고, 웃음소리와 미소가 가득한 그 풍경 속에서
문득 저 멀리서 눈에 확 들어오는 무언가가 있었다.
자세히 들여다보고 싶어진 선생님은 조심스럽게 다가갔다.
그건 초등학교 3학년 여자아이의 도시락이었다.
도시락 뚜껑을 열자,
안에는 마치 동화책 속 그림처럼
작고 다양한 꽃들이 가득히 담겨 있었다.
너무도 예쁘고, 어디선가 신비로운 기운이 느껴지는 그 도시락을 보는 순간
선생님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 아이에겐, 소풍을 며칠 앞두기 전까지만 해도
함께 살고 있던 엄마가 있었다.
하지만 불의의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고
지금은 아빠와 단둘이 지내고 있었다.
아빠는 택시 기사였다.
근무 일정이 그때그때 바뀌는 직업이라, 소풍 당일은 마침 근무가 있는 날이었다고 한다.
그래도 아빠는 새벽 일찍 일어나
밥솥에 쌀을 씻어 밥은 지어두었다고 했다.
아이 스스로 알람을 맞춰 일어났다고 한다.
조용한 주방에 홀로 서서 밥을 도시락에 담고
냉장고 문을 열어보았다.
그 안에 있던 건 매실장아찌 몇 알, 그리고 단무지 몇 조각.
아이의 눈이 잠시 머뭇거렸다가, 달걀 하나를 꺼냈다.
엄마가 자주 해주던 달걀말이를,
오늘은 자기가 직접 만들어보려 한 거였다.
하지만 익숙하지 않은 손길은 달걀을 제대로 말지 못했고,
그건 마치 노란 구김종이처럼 모양 없이 후라이팬 밖으로 떨어져 나왔다.
아이는 그 달걀을 하얀 밥 위에 올렸다.
바로 그 순간, 엄마가 만들어주곤 했던 도시락이 문득 떠올랐다.
하트 모양 당근, 꽃 모양 비엔나소시지, 별 모양 달걀말이.
친구들과 비교해도 절대 뒤처지지 않았던, 오히려 자랑할 수 있었던 예쁜 도시락.
그 기억이 떠오르자,
오늘 친구들의 도시락은 또 얼마나 알록달록하고 맛있어 보일지 상상됐다.
그 생각이 끝나기도 전에,
자신의 도시락을 내려다본 아이의 눈에 들어온 건
새하얀 밥 위에 덩그러니 올려진 노란 달걀 하나뿐이었다.
아이는 조심스럽게 엄마의 제단 앞으로 갔다.
조용히 두 손을 모은 뒤,
꽃병에 꽂혀 있던 작은 꽃들을
하나, 또 하나 꺾었다.
그리고 그 꽃들을
자신이 만든 달걀 위에 살포시 올려놓았다.
“이렇게 하면… 조금은, 엄마 도시락이랑 비슷해질까…”
그런 마음을 담아,
아이는 도시락 가득 꽃을 채워넣었다.
그리고 그 도시락을
두 손으로 꼭 껴안고 소풍에 가져왔다.
그 이야기를 들은 담임 선생님은
소풍을 마치고 돌아온 뒤,
교무실 구석에서 참지 못하고 울음을 터뜨렸다고 했다.
그 아이의 가정 형편은 알고 있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건 ‘이해한 척’이었을 뿐이었다는 걸
스스로 깨달은 순간,
선생님은 속 깊은 후회와 미안함에 목이 꽉 메어왔다고 했다.
꽃으로 가득한 작은 도시락.
그건 아이가 자신의 두 손으로 꾹꾹 눌러 담은
엄마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
잊지 않으려는 마음의 모양이었다.
누군가 쉽게 ‘불쌍하다’는 말로 덮어버릴 수 있는 그런 감정이 아니었다.
그건 작지만 단단하고, 깊고 따뜻한
참으로 귀하고, 아름다운 진심 그 자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