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스터 세포에 엽록체 이식 성공, 미래의 ‘광합성 동물’ 가능성 열다

도쿄대학교의 ‘마쓰나가 유키히로’ 박사와 그의 연구팀이 조류의 엽록체를 햄스터 세포에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 물론 아직 자체적으로 광합성을 할 수 있는 동물을 만들어내는 단계는 아니지만, ‘포켓몬’의 이상해씨와 같은 생물이 미래에 나타날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흥미로운 연구내용이다.

 

엽록체를 햄스터 세포에 이식하는 연구

 

엽록소를 섭취하는 '엘리시아 클로로티카'
엽록소를 섭취하는 ‘엘리시아 클로로티카’

 

드물게 동물 중에도 엽록체를 보유한 생물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 미국 동해안에 서식하는 민달팽이의 일종인 ‘엘리시아 클로로티카(Elysia chlorotica)’는 그러한 신비한 연체동물 중 하나다. 이 민달팽이는 원래 엽록체를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해조류를 섭취하면서 엽록체를 체내에 흡수해 장기간 유지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일부 에너지를 얻는다.

게임이나 소설 속에서는 식물과 동물이 결합된 몬스터가 등장하기도 한다. 이는 가상의 이야기지만, 엘리시아 클로로티카와 같은 생물의 존재는 현실에서도 엽록체를 가진 큰 동물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상상을 자극한다.

2024년 10월 31일자 학술지 “Proceedings of the Japan Academy, Series B, Physical and Biological Sciences”에는 이러한 상상을 뒷받침하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 연구팀은 원시 조류인 ‘Schizont’에서 광합성 활성을 지닌 엽록체를 분리해냈고, 이를 햄스터의 난소에서 유래한 배양 세포인 ‘CHO 세포(항체나 의약품 생산에 많이 사용됨)’에 도입하는 데 성공했다.

 

조류에서 이식한 엽록체를 가진 햄스터 배양 세포. 청록색은 세포핵, 황록색은 막 구조를 가진 세포 내 소기관, 적자색은 엽록체를 나타낸다
조류에서 이식한 엽록체를 가진 햄스터 배양 세포. 청록색은 세포핵, 황록색은 막 구조를 가진 세포 내 소기관, 적자색은 엽록체를 나타낸다

 

기존에는 얇은 유리관을 사용해 엽록체를 주입하는 방식을 사용했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CHO 세포의 포식 작용을 증진시켜 최대 45개의 엽록체를 세포에 흡수시켰다. 포식 작용은 세포가 세포막을 통해 큰 입자를 흡수하는 과정으로, 이물질을 처리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연구팀은 이 기능을 활용해 엽록체를 성공적으로 이식할 수 있었다.

 

광합성 활성 유지의 한계

 

연구팀의 관찰 결과, CHO 세포는 엽록체를 흡수한 후에도 정상적으로 세포 분열을 계속했다. 흡수된 엽록체는 세포질에 존재하며, 일부는 세포핵 주변에 배치되었다. 엽록체는 흡수된 이후 최소한 2일 동안 광합성 활성을 유지했지만, 4일째에 그 활성이 급격히 감소했다.

이 현상은 엽록체 내부의 ‘틸라코이드 막’ 구조가 붕괴되기 때문으로 보인다. 틸라코이드 막은 광합성의 핵심 반응이 일어나는 장소로, 이 구조의 손상이 광합성 기능 상실로 이어진다.

연구팀은 현재 엽록체의 광합성 활성을 더 오래 유지하기 위한 기술을 개발 중이며, 이식된 엽록체가 얼마나 많은 산소를 발생시키는지도 조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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