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면 안되면 치매환자 대화법 3가지

가족 중 누군가가 치매 진단을 받는다는 것. 한 사람의 질병으로 끝나지 않는다. 사랑하던 부모님, 혹은 배우자가 예전과 다른 낯선 모습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일은 가족 모두에게 깊은 상실감과 막막함을 안겨준다. 특히 매일 얼굴을 맞대고 돌봐야 하는 상황이라면, 머리로는 이해해도 가슴으로는 받아들이기 힘든 순간들이 파도처럼 밀려오곤 한다. 오늘은 치매 환자 가족이 꼭 지켜야 할 치매환자 대화법을 정리해봤다.

 

마음에 생채기를 내는 치매환자 대화법 3가지

치매환자 대화법

만약 가족이 치매가 의심되거나 이미 진단을 받았다면, 우리의 말버릇부터 점검해야 한다. 무심코 던진 한마디가 환자의 불안을 증폭시키고 증상을 악화시키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

“아까 말했잖아요.”

“도대체 똑같은 말을 몇 번이나 하는 거예요?”

“또 잊어버린 거야?”

치매 환자를 돌보다 보면 하루에도 수십 번씩 듣게 되는 질문에 가족들의 인내심은 바닥나기 마련이다. “밥은 언제 주냐”, “내 지갑 누가 가져갔냐”는 반복되는 말에 욱하는 마음에 “방금 드셨잖아요!”라고 소리치게 되는 것이다.

치매 환자에게 “또 잊었어?”라고 다그치는 것은 다리가 부러진 사람에게 “왜 뛰지 못하냐”고 화내는 것과 같다. 환자는 일부러 기억을 지운 게 아니다. 의 해마가 손상되어 저장 기능 자체가 고장 난 상태다.

이때 보호자가 화를 내면 환자는 ‘내가 무엇을 잊었는지’는 기억하지 못하지만, ‘내가 혼나고 있다’, ‘상대방이 나에게 화가 났다’는 부정적인 감정만 고스란히 기억에 남긴다.

이런 부정적 감정이 쌓이면 환자는 위축되거나, 반대로 공격적인 성향을 보이게 되어 돌봄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 사실을 지적하고 바로잡으려 애쓰기보다, 부드러운 어조로 처음 이야기하듯 차분하게 설명해줘야 서로의 평화를 지키는 유일한 길이다.

 

간병은 이어달리기

보호자가 지치면 판단력이 흐려지고, 환자의 작은 실수에도 불같이 화를 내게 된다. 이는 환자의 상태 악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낳는다. 그래서 ‘간병 살인’이라는 비극적인 뉴스가 심심찮게 들려오는 것이 현실이다.

치매 돌봄은 끝이 보이지 않는 긴 마라톤이다. 혼자서 완주하려다가는 쓰러질 수밖에 없다.

노인장기요양보험 활용 – 훌륭한 사회적 안전망이 있다. 등급 판정을 받아 주간보호센터(데이케어)를 적극적으로 이용하자. 낮 시간 동안 환자는 전문적인 케어를 받고, 보호자는 숨 쉴 구멍을 찾아야 한다.

치매안심센터 – 각 지역 보건소 산하의 치매안심센터를 통해 상담과 지원 물품을 챙기자.

내 삶과 취미, 직업을 희생하면서까지 환자에게 매달리는 것은 미덕이 아니다. 보호자가 행복해야 환자도 편안함을 느낀다. 바통을 넘기듯 가족 구성원이 역할을 분담하고, 요양보호사 등 전문가의 손길을 빌려야만 이 긴 레이스를 완주할 수 있다.

 

“설마 내가?” 젊은 치매

“치매는 노인들만 걸리는 병 아닌가요?” 흔한 오해입니다. 최근 40~50대, 심지어 30대에서도 발병하는 ‘초로기 치매’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

초로기 치매는 노인성 치매보다 진행 속도가 빠르고, 뇌 세포 손상 범위도 넓은 경우가 많다. 무엇보다 한창 사회생활을 하고 가정을 책임져야 할 가장에게 찾아오기 때문에, 경제적 타격과 가족의 심리적 충격은 상상을 초월한다.

건망증이라 치부하고 넘기다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으므로, 나이가 젊더라도 기억력 감퇴나 성격 변화가 뚜렷하다면 반드시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예방이다.

치매는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병이 아니다. 수십 년간 쌓인 나의 생활 습관이 만든 결과물일 수 있다.


치매 환자를 대하는 일은 기다림과 내려놓음의 연속이다. “아까 말했잖아”라는 말을 삼키고, “식사하셨어요?”라고 한 번 더 웃으며 물어보는 치매환자 대화법. 그것은 보호자 혼자의 인내심만으로는 불가능하다. 제도를 활용하고,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여 스스로의 마음을 돌볼 때 비로소 가능해진다.

지금 치매 환자를 돌보고 계신 모든 분께 존경과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 당신은 지금 아주 어렵고 위대한 일을 해내고 있다.

REFER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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