펭귄의 이혼율, 인간보다 10배 높다?

호주 모나시 대학교 연구진은 2000년부터 2013년까지 13년에 걸쳐 필립 섬의 쇠푸른펭귄들을 추적하며 번식 패턴을 분석했다.

이전 해에 짝을 맺고 번식했던 개체가 다음 해에 다른 짝과 함께 번식하는 경우를 ‘이혼’으로 정의했다.

그 결과, 약 1,000쌍의 펭귄 중 250쌍 가까이가 헤어진 것으로 확인되었는데, 이는 연평균 21쌍이 이혼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 숫자가 어느 정도인지 감이 안 온다면, 인간의 이혼율과 비교해보자.

미국에서는 1,000건의 결혼 중 평균 2.4건이 이혼으로 끝난다고 한다.
이는 쇠푸른펭귄의 이혼율은 인간보다 약 10배나 높다는 것이다.

어떤 해에는 이혼율이 무려 50%에 달하기도 했다고 한다.

 

펭귄들이 이혼하는 이유

 

펭귄 이혼의 가장 큰 이유는 번식 성공 여부였다.

같은 짝과 번식을 시도했지만 성공하지 못했을 경우, 다음 시즌에는 더 나은 짝을 찾아 떠나는 경향이 있었다.

“이 짝으로는 새끼를 키우기 어렵다”고 판단하면, 다음 시즌이 오기 전에 새로운 상대를 찾아가는 것이다.

마치 인간의 결혼 생활과도 닮아 있다.

“이 관계를 계속 유지한다고 해서 더 나아질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이 ‘아니오’라면, 헤어짐을 선택하는 것이다.

또한, 이혼율이 높아질수록 전체 번식 성공률이 낮아지는 경향이 있었다.

이혼율이 18% 이하였던 해에는 번식 성공률이 높았지만,
이혼율이 증가한 해에는 번식 성공률이 현저히 감소했다.

펭귄 사회에서도 ‘안정적인 부부 관계’가 전체 번식 성공률을 높이는 요소라는 것이다.

 

펭귄도 사랑과 이별을 반복한다

 

이번 연구는 쇠푸른펭귄을 대상으로 한 것이지만,
펭귄 종마다 사랑과 관계를 유지하는 방식은 다르다.

예를 들어,

아델리펭귄의 암컷들은 짝이 사냥을 나간 사이에 다른 수컷과 바람을 피우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만약 남편 펭귄이 돌아와 이 장면을 목격하면,
두 수컷은 격렬한 싸움을 벌인다.
싸움에서 패배한 펭귄은 결국 떠나야 한다.

반면,

황제펭귄 같은 종은 정말로 한 마리의 짝과 평생을 함께하는 일부일처제를 지킨다.

펭귄 세계에서도 인간과 마찬가지로 “한 짝과 평생을 함께하는 부부”도 있고, “더 나은 상대를 찾아 떠나는 개체”도 있는 것이다.

펭귄들의 ‘사랑과 이별’은 우리 인간과 다를 것이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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