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냥은 일반적으로 동물의 개체 수를 직접적으로 줄이며, 일부 경우에는 절멸로 이르게도 한다. 서부 개척 시대부터 코요테는 인간의 가축을 공격하는 해로운 동물로 여겨졌으며, 오랫동안 사냥 대상이었다. 그런데, 지난 100년 동안 코요테의 개체 수는 극적으로 증가했으며, 서식 지역도 크게 확장되었다. 연구에서는 코요테의 사냥이 허용된 지역일수록 코요테의 증가가 두드러진다는 연구결과를 미국 뉴햄프셔 대학교에서 2024년 11월 5일 자 ‘Ecography’에 공개하였다.
장기간의 코요테 사냥에도 불구하고 증가한 이유
인류는 지금까지 지구상의 많은 종을 멸종시켜 왔다. 마지막 빙하기까지 생존했던 매머드는 인간에게서 고기, 뼈, 가죽 등의 유용성을 인식되며 멸종의 길을 걷게 되었다. 북미에서도 20세기 동안 많은 지역에서 퓨마와 늑대 같은 종이 멸종했습니다. 그러나 코요테는 달랐다.
서부극에서 ‘악당’으로 자주 묘사되던 코요테는 역사적으로도 늑대와 마찬가지로 가축을 공격하는 유해 동물로 여겨졌고, 오랫동안 제거의 대상이었다. 현대에도 코요테는 인간의 애완동물에게 위험한 존재로 간주되며, 인간을 직접 공격한 사례도 적지 않게 보고되었으며, 현재도 일부 지역에서는 코요테의 사냥이 허용되고 있다.
그러나 인간의 장기간 사냥에도 불구하고, 코요테의 개체 수와 서식지는 지난 100년 동안 급격하게 증가했으며, 이전에는 코요테가 거의 보이지 않던 미국 북동부에서도 자주 목격되고 있다. 매머드의 예를 생각해보면, 인간에게 미움을 받아 사냥 대상이 된 동물은 수가 줄어들고, 멸종해도 이상하지 않지만, 이상하게 코요테는 번영의 길을 걷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뉴햄프셔 대학교 연구자들은 코요테의 뛰어난 적응력에 대한 수수께끼를 풀고자 했다.
“사냥할수록 늘어나는” 이유는?
코요테는 왜 인간의 사냥에 굴하지 않고 계속 증가하고 있는 것일까? 연구를 위해 미국 전역에 4587대의 카메라가 설치되어 코요테의 개체 수에 대한 대규모 조사가 이루어졌다. 그리고 수집된 데이터를 환경, 도시화 수준, 사냥 허용 여부 등 다양한 요인들과 비교하여 상관관계를 찾았다. 그 결과 코요테의 사냥이 허용된 곳일수록 그렇지 않은 곳보다 코요테의 개체 수가 더 많았던 것이다.
연구자들은 “집약적인 코요테의 제거는 단기적으로 개체 수를 줄일 수 있지만, 사냥을 통해 코요테의 평균 연령이 낮아져 종의 젊어짐이 진행되며, 번식률과 이주율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한다. 만약 코요테의 고기나 뼈, 가죽이 과거의 매머드처럼 인간에게 필수적인 자원이었다면, 인간의 동물 보호 의식이 높아지기 훨씬 이전에 코요테는 멸종했을 것이다.
그러나 코요테로부터 얻을 수 있는 자원에 인간은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고, 역사적으로도 사냥은 적극적인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 기본적으로는 손실을 줄이기 위한 비용으로 여겨졌다. 사냥 자체가 이익을 창출한 동물들과 사냥이 비용이 되는 동물 간에는 사냥 압력 자체에서 차이가 있었던 것이다.
어떤 의미에서는, 인간의 코요테에 대한 사냥은 그저 임시방편적 대처였고, 관리와 계획성 면에서 충분하지 않았다. 이것이 코요테 개체 수의 예측 불가능성을 만든 요인 중 하나다. 또한 인간의 생활권(도시와 농지)이 코요테의 개체 수 증가에 기여할 수 있다고 한다. 코요테는 충분한 먹잇감과 은신처를 제공하는 초원과 농지에서 가장 많이 발견되었다. 실제로 도시의 규모가 큰 지역일수록 코요테의 개체 수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는 코요테가 원래의 자연 환경과 인간이 변화시킨 환경 모두에서 이익을 얻고 있음을 말한다. 코요테는 자연 환경에서는 기존의 삶을 이어가고, 인간의 생활권에서는 그에 맞게 적응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로 인해 자연스럽게 인간의 생활권에 코요테가 침입하게 되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라이벌의 부재도 코요테의 증가에 영향
또한 인간에 의해 라이벌이 사라진 점도 코요테 개체 수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인간이 들어선 많은 지역에서 코요테의 경쟁자인 퓨마와 늑대 같은 육식 동물들이 멸종했기 때문에, 코요테가 번성할 공간이 더 많아졌다. 또한 숲에 서식하는 곰의 수가 많을수록 코요테의 개체 수가 줄어드는 등의 부정적 상관관계도 발견되었다. 자연계에서는 이러한 라이벌의 존재가 코요테의 개체 수 증가를 억제하는 역할을 했다. 하지만 인간의 사냥으로 인해 라이벌들이 제거되면서, 코요테가 독점할 수 있는 상황이 마련된 것이다.
이 연구 결과를 종합하면, 인간은 코요테가 선호하는 농지와 도시 환경을 확장하고, 코요테의 라이벌을 제거하면서 두 가지 혜택을 제공했고, 그 위에 불완전한 사냥을 더해 종의 젊어짐을 유도했다. 일종의 ‘도약대’를 만들어 위에서 눌렀다가 튕겨 올리는 효과를 준 셈이다. 결과적으로 코요테의 개체 수는 반발력처럼 증가하게 되었다.
이 연구 결과는 복잡한 자연계에서 “사냥하면 줄어든다”는 단순한 예측이 매우 위험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야생 동물의 비정상적인 증가를 막기 위해서는 단순히 특정 동물을 죽이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종 전체의 연령 구조나 포식자 및 경쟁 종의 수 등도 고려한 종합적인 판단이 필요히다. 실제로 연구자들은 “코요테의 개체 수를 줄이는 데는 단기적인 제거보다는 라이벌 종이 장기간 존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결론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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