컵에서 컵으로 음료를 나누는 장면은 생각보다 일상 속에서 자주 마주친다. 그래서 이번에는 겁끼리 음료를 옮길 때, 거의 흘리지 않고 깔끔하게 따를 수 있는 간단한 요령을 소개한다.
컵에서 컵으로 음료를 따를 때 쏟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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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료를 쏟는 데에는 나름의 과학적 이유가 있다. 액체가 용기의 벽면을 타고 흐르는 현상은 흔히 코안다 효과(Coanda Effect)라고 불리는데, 이는 액체가 표면 장력 때문에 물체 표면에 달라붙어 흐르려는 성질 때문이다. 특히 컵의 입구가 뭉툭하거나 액체가 끈적할수록 이런 현상은 더 심해진다.
천천히 따를수록 오히려 액체는 컵 벽면을 타고 더 찰딱 달라붙어 내려온다. 이럴 때 필요한 건 액체가 길을 잃지 않도록 안내해 줄 가이드다.
① 스푼을 컵의 다리로 만들어라

가장 먼저, 따르려는 컵 위에 스푼을 올린다. 이때 포인트는 스푼의 오목한 면이 아래를 향하도록(뒤집어서) 놓는 것이다. 스푼의 끝부분을 컵 안쪽으로 자연스럽게 걸치고, 손잡이 부분은 내가 잡고 있는 컵의 가장자리에 닿게 한다.
② 검지로 가볍게 고정하고 따르기

이제 검지로 스푼 손잡이를 가볍게 눌러 고정해 준다. 그 상태에서 천천히 컵을 기울여 음료를 따른다. 그러면 액체는 컵 벽면을 타고 흐르는 대신, 스푼의 뒷면(매끄러운 곡선)을 타고 마치 미끄럼틀을 타듯 아래 컵으로 빨려 들어간다.
이 방법의 핵심은 액체의 표면 장력을 역으로 이용하는 것이다. 중구난방으로 흩어지려던 액체 분자들이 스푼이라는 매끄러운 길을 만나면서 한 방향으로 질서 정연하게 이동하게 되는 원리다.
상황에 따른 응용 기술, 세워 따르기

만약 음료를 받는 컵이 깊거나, 따르는 양이 많아 안정감이 필요하다면 또 다른 방법이 있다.

음료를 받을 컵(아래쪽 컵) 안에 스푼을 세워둔다. 그리고, 위쪽 컵의 입구를 스푼의 손잡이 부분에 살짝 갖다 대고 음료를 붓는다. 음료가 스푼의 길다란 손잡이를 타고 수직으로 낙하하기 때문에 밖으로 튈 염려가 거의 없다.
두 손을 사용해야 한다는 점이 앞선 방법과 다르지만, 뜨거운 커피나 차를 옮길 때는 이 방식이 훨씬 안전하고 시각적으로도 안정감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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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우유 팩이나 대용량 페트병 음료를 자주 마시곤 하는데, 이럴 때도 비슷한 원리를 적용할 수 있다.
우유 팩의 경우는 입구를 완전히 벌린 뒤, 따르는 반대편 구멍을 살짝 열어 공기가 통하게 하면 꿀럭거림 없이 매끄럽게 나온다. 그리고 점도가 높은 음료(매실청, 꿀 등)는 스푼에 미리 물기를 살짝 묻히거나 식용유를 아주 미세하게 바른 뒤 위 방법을 사용하면 스푼에 들러붙는 양까지 줄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