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산속을 거닐며 보는 나뭇가지나 잎사귀가 사실 살아있는 생명체일 수도 있다면? 자연에는 다양한 위장술을 가진 생명체들이 존재한다. 그중에서도 대벌레는 전 세계적으로 3,000종 이상이 존재하며, 국내에서도 약 4~6종이 서식하고 있다.
이 곤충은 성장 과정에서 여러 차례 ‘탈피’를 반복하는데, 그 모습이 담긴 대벌레 탈피의 과정을 촬영한 타임랩스 영상이 유튜브에 공개되었다.
대벌레 탈피의 순간
대벌레는 자신이 서식하는 환경에 따라 모습이 다르다. 어떤 종은 마른 나뭇가지처럼 보이고, 또 어떤 종은 푸른 잎사귀와 구별이 어려울 정도로 자연과 하나가 된다. 이처럼 완벽한 위장을 자랑하는 대벌레도 성장을 위해 반드시 탈피를 해야 한다.
탈피를 앞둔 대벌레는 먹이를 거의 먹지 않으며, 활동량도 현저히 줄어든다. 나뭇가지에 매달려 몸을 길게 늘어뜨린 뒤, 내부에서 압력을 높여 기존의 껍질에 미세한 균열을 만든다. 그리고 그 틈을 따라 천천히 새로운 몸이 모습을 드러낸다.
탈피 횟수는 종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5~7회 정도 이루어진다. 탈피 속도 역시 개체마다 차이가 있으며 몇 시간에서 며칠까지 걸릴 수도 있다. 이 과정이 끝나면 몸이 완전히 단단해지고 새로운 보호층이 형성되면서, 다시 정상적인 활동을 시작한다.
다리가 잘려도 다시 자란다?
대벌레는 자신을 방어하는 방법으로 ‘자절 절단(autotomy)’이라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천적에게 공격당했을 때, 다리를 스스로 끊어내고 재빨리 도망치는 것이다.
놀라운 점은 대벌레는 탈피 과정에서 다리를 다시 자라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모든 경우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성장 초기에는 다리가 완전히 재생될 수 있지만, 성장 후반부로 갈수록 재생 능력이 떨어진다. 어린 대벌레는 다리를 잃어도 다시 자랄 가능성이 크지만, 성장이 끝난 성체는 완전히 회복되지 못할 수도 있다.
이 곤충은 위장술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특성을 가지고 있다.
① 번데기 없이 성장하는 불완전변태 곤충
일반적으로 곤충은 알 → 애벌레 → 번데기 → 성충의 단계를 거치는 ‘완전변태’를 한다. 하지만 대벌레는 ‘불완전변태’를 하는 곤충으로, 번데기 단계를 거치지 않고 알 → 유충 → 성충의 단계를 밟는다. 애벌레 시기에도 성충과 거의 같은 모습을 하고 있으며, 탈피를 반복하며 점점 몸이 커지는 방식이다.
② 수컷 없이도 번식이 가능한 단위생식
일부 대벌레 종은 ‘단위생식(Parthenogenesis)’이라는 특이한 번식 방식을 가지고 있다. 이는 암컷이 수컷과 교미하지 않고도 알을 낳아 번식할 수 있는 능력이다. 덕분에 개체 수를 유지하는 데 유리하며, 환경 변화에도 빠르게 적응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