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는 방범 대책으로 현관이나 대문 앞에 스마트 기능이 있는 초인종을 설치하는 집이 많다. 방문자가 오면 자동으로 영상이 녹화되고, 스마트폰으로 실시간으로 상대방과 대화할 수도 있다. 그래서 범죄자는 물론이고 가끔은 재미있는 방문객의 영상도 포착돼, 의외로 인기 있는 영상 장르가 되기도 한다. 그런데 때로는 이런 스마트 초인종(감시 카메라)에 수상쩍은 방문자의 모습이 찍히기도 한다. 어느 날 새벽, 미국의 한 가정집에 종이로 만든 수제 가면을 쓴 의문의 방문객이 나타났다.
이 미스터리한 영상은 그 마스크의 장난스러운 모습 때문에 오히려 기괴함이 더 부각되었다. 영상 속 그 사람은 자신을 “상자의 악마”라고 불렀다.
“상자의 악마”라고 자신을 소개한 의문의 새벽 방문객
2025년 3월 15일 새벽 4시 22분, 펜실베이니아주 노스요크 카운티에 거주하는 ‘태미 매카내니’의 현관 앞에 정체불명의 수상한 방문객이 나타났다. Ring사에서 출시한 스마트 초인종 카메라에 찍힌 그 방문객은, 종이 접시로 직접 만든 수제 가면을 얼굴에 쓰고 있었다.
먼저 촬영된 영상을 살펴보자.
그 사람은 품에 들고 온 상자를 ‘태미 매카내니’ 집 현관 앞에 내려놓았다. 그는 자신이 촬영되고 있다는 걸 이미 알고 있었던 것 같다. 초인종 앞으로 바짝 다가와 카메라를 향해 이렇게 반복해서 말했다.
“나는 ‘상자의 악마’다. 나는 ‘상자의 악마’다. 네게 이 선물을 남기고 간다. 이 상자는 너를 위한 선물이다.”
상자는 텅 비어 있었지만 ‘악마’의 목적은 여전히 불명
이 ‘상자의 악마’라는 말이 무엇을 뜻하는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확실히 그는 현관 앞에 골판지 상자 하나를 두고 갔다. 나중에 확인해 보니 상자 안은 텅 비어 있었다고 한다.
가면으로 사용된 종이 접시에는 어린아이가 낙서한 듯한 얼굴이 그려져 있었고, 눈 부분에는 구멍이 뚫려 있었다.
가면 주위는 꽃잎처럼 형형색색의 색종이로 장식되어 있었고, 옷도 광대 복장처럼 보였다고 한다.
이 방문객에 대해 집주인 ‘태미 매카내니’는 불쾌감을 감추지 못했다.
“솔직히 기분 나빠요. 새벽 4시 22분에 현관 초인종을 눌러서 좋아할 사람이 있을까요? 그 시간에 좀 더 생산적인 일을 했으면 좋겠어요.”
“얼굴에 종이 접시 같은 걸 쓰고 돌아다니는 이 사람이 나한테 무슨 원한이 있는 건지 모르겠어요. 정말이지 다른 할 일을 찾으라고 말해주고 싶네요.”
한편, 스마트 초인종의 이 영상이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자 수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옛날엔 이 근처에 정신병원이 있었는데 폐쇄됐거든. 다시 문을 열었어야 했던 것 같네.”
“우리 집엔 절대 오지 마라!”
“물론 좀 으스스하긴 하지만 그냥 바보 같은 장난인 듯.”
“십대 애들이 저지른 장난이 분명해.”
“아니야, 스트레스 쌓인 중년 여성 같아.”
“그냥 아마존에서 온 빈 상자 처리가 귀찮았던 거 아니야?”
“이래서 집 앞엔 동작 감지 카메라를 달고, 문은 항상 잠가두고, 집 주변에 울타리를 치는 등 최대한 스스로 방어해야 하는 거야.”
“총기 소지가 가능한 텍사스엔 이런 사람 절대 못 오지.”
“이 사람이 누구든지 사람들 놀래키려고 하는 거지, 실제로 위험하진 않을 것 같아.”
“이 사람 무슨 죄가 성립될까? 요즘 버전의 벨튀인가?”
“친구들끼리 하면 농담이겠지만 모르는 사람한테 하는 건 문제가 있지.”
“미국도 집 주변에 울타리를 쳐야 할 때가 왔네.”
신원은 밝혀졌지만, 모든 건 여전히 수수께끼로 남아
한편 경찰은 초인종에 남겨진 지문을 통해 이 ‘상자의 악마’라는 사람의 신원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경찰은 신원이나 사건의 자세한 내용은 일절 공개하지 않고 “일반 시민들에게 위협이 될 만한 요소는 없다”고만 밝혔다.
노던 요크 카운티 경찰의 그렉 앤더슨 경위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상자를 받은 집 주인은 이미 ‘상자의 악마’의 신원을 알고 있으며, 이 사건에 대해서 더는 얘기하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지역 주민들 중에서는 “도대체 뭐가 어떻게 된 건지 모르는 상태에서 그냥 두는 게 더 불안하다”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이번 발표를 통해 이 ‘상자의 악마’의 정체나 목적이 앞으로 더 밝혀질 가능성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