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을 보며 수술을 배우는 AI 로봇

존스 홉킨스 대학과 스탠퍼드 대학의 연구진은 AI 로봇에게 실제로 이루어진 수술 비디오를 보여주어 수술 기술을 습득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는 ‘모방 학습’이라고 불리는 방법으로, 우리가 유튜브 등의 비디오 튜토리얼을 보고 무언가를 배우는 것과 비슷하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말처럼, 다음 비디오를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영상을 보며 수술을 배우는 AI 로봇

 

비디오에서는 바늘 조작, 봉합, 생체 조직을 들어 올리는 외과 수술에 필요한 3가지 기본 동작을 수행하고 있다. 연구진이 모방 학습을 통해 의료 로봇 ‘다빈치 수술 시스템’에게 이러한 동작들을 훈련시킨 결과, 인간 의사와 동일한 외과 수술을 능숙하게 수행했다고 한다.

연구진은 ChatGPT와 같은 챗봇에 사용되는 기계 학습 아키텍처와 모방 학습을 결합하여 AI 모델을 훈련했다. 단, 챗봇은 텍스트를 다루도록 설계된 반면, 의료 AI 모델은 운동학(기계적 움직임을 수치나 방정식 등 수학적 요소로 설명하는 것) 언어를 사용해 수술 로봇에 팔의 움직임을 지시한다고 한다.

이 AI 수술 로봇에 놀랐던 점은 비디오의 첫 10초 정도에서 바늘을 잡다가 놓치고 나서 다시 잡는 장면이었다. 비디오가 12배속으로 재생되고 있기 때문에 실제로는 더 느리게 움직였겠지만, 굉장히 부드러웠다. 왜 이런 일이 가능한가 하면, 연구진이 절대적인 동작이 아닌 상대적인 동작을 학습시키면서 AI 시스템이 스스로 올바른 동작을 찾을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바늘을 떨어뜨리는 것과 같은 경험해 보지 못한 상황이 발생해도 ‘바늘을 잡고 유지하는’ 비디오에서 학습한 동작으로 연결될 수 있는 것이다. 존스 홉킨스 대학의 의료 로봇학자이자 기계공학 부교수인 악셀 크리거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이 모델은 우리가 가르치지 않은 것을 배우는 데 정말 능숙합니다. 바늘을 떨어뜨려도 자동으로 집어 올려 계속 진행합니다. 제가 그런 것을 가르치지 않았는데도 말이죠.”

 

이런 것을 보면, 로봇이 인간 외과의사가 수행하는 작업을 보조하거나, 때로는 인간을 대신해 수술을 수행하는 미래를 상상할 수 있다.

 

기존의 로봇에게 수술 동작을 학습시키려면 모든 동작을 세세하게 프로그래밍해야 했다. 이 작업에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고, 예를 들어 특정 외과 수술에 사용할 봉합 방법을 가르치는 데 수년이 걸릴 수도 있었다. 그리고 다른 외과 수술에 필요한 봉합 방법을 가르치는 데 다시 수년이 걸렸다.

하지만 수술 로봇 ‘다빈치 서지컬 시스템’에 장착된 카메라로 촬영된 여러 비디오를 보고 동작을 습득하는 ‘모방 학습’ 기술의 도입으로 훈련에 필요한 시간이 며칠로 단축되었다고 한다. 이 성과는 앞으로 로봇이 더욱 자율적으로 복잡한 수술을 수행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크리거 부교수는 또한 시대가 의료 로봇을 필요로 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외과의사 수는 줄어들고 있습니다. 또 고령화로 인해 향후 10년간 수술이 필요한 사례는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에 대응하려면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합니다.”

기술이 발전해 의료 로봇이 더욱 자율적이 된 미래에는, 연중무휴로 의료 로봇이 외과 수술을 수행하고, 의사가 감독적이고 보조적인 역할로 의료 현장에 참여하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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