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초등학생, 여름방학 숙제 스트레스로 14시간 강행 후 병원행… ‘호흡성 알칼리증’이란?

여러분은 어릴 적 여름방학 숙제를 미리 해치우는 편이었을까, 아니면 방학이 끝나기 직전 이틀 동안 벼락치기로 끝내는 타입이었을까? 아마 부모님이나 형제의 도움을 받으며 울면서 마무리했던 기억이 있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중국에서는 이 여름방학 숙제 스트레스가 훨씬 더 심각한 문제로 번진 사례가 있었다.

 

여름방학 끝, 아이들이 여름방학 숙제 스트레스로 줄줄이 병원으로

2025년 8월 26일 밤 11시 무렵, 중국 후난성 창사시에 사는 11살 소년, 가명 ‘량량’이는 갑작스러운 호흡 곤란과 어지럼증, 두통, 손발 저림 같은 증상으로 쓰러졌다.

부모가 급히 그를 창사 중심병원으로 데려가자 의사들은 원인을 “과도한 여름방학 숙제 스트레스”라며 호흡성 알칼리증이라고 진단했다. 마스크를 씌우고 천천히 호흡하도록 지시하자 증상이 점차 가라앉았다.

알고 보니 그는 부모에게 아침 8시부터 밤 10시까지 무려 14시간 동안 여름방학 숙제를 강요당했고, 하루 종일 책상에 매달려 있어야 했다.

그로부터 몇 시간 뒤인 27일 새벽 4시경, 이번에는 14세 소년 ‘천천’이가 같은 병원 응급실로 실려 왔다. 그 역시 손발 경직과 저림을 호소했는데, 원인은 느린 인터넷 속도에 대한 스트레스였다.

병원 발표에 따르면 8월 한 달 동안 이런 증상으로 응급실을 찾은 어린이가 30명 이상이었고, 이는 전달 대비 10배 증가한 수치였다. 의료진은 방학이 끝나며 학업·시험에 대한 불안과 압박이 한꺼번에 몰린 것이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여기에 방학 동안 게임과 SNS에 몰두하는 아이들이 늘어난 것도 악화 요인으로 꼽혔다.

 

호흡성 알칼리증이란?

여름방학 끝, 아이들이 여름방학 숙제 스트레스로 줄줄이 병원으로

여름방학 끝 무렵 이런 증상으로 병원을 찾는 건 아이들만이 아니다. 2024년 저장성 닝보에 사는 35세 ‘쉬’는 아들의 여름방학 숙제를 봐주다 아이가 계속 틀리자 화를 참지 못해 소리를 질렀다. 그런데 곧 손발 저림과 호흡 곤란이 찾아왔고, 얼굴은 창백해지고 입도 벌릴 수 없게 됐다. 결국 응급실로 이송된 뒤 호흡성 알칼리증 진단을 받았다.

누구나 불안하거나 분노, 흥분을 느낄 때 호흡이 갑자기 빨라지고 깊어지는 경험을 해봤을 것이다. 이때 짧은 시간에 이산화탄소가 과도하게 배출되면 혈액 내 농도가 급격히 떨어져 혈액이 알칼리성으로 치우친다. 그러면 혈액 속 칼슘 작용이 달라지면서 신경과 근육이 쉽게 흥분 상태로 변한다. 쉽게 말해 과호흡 상태에 빠지는 것이다.

대표적인 증상은 다음과 같다.

  • 입 주위와 손가락 끝의 저림, 따끔거림
  • 손발이 굳고 주먹이 저절로 쥐어진 채 펴기 어려움
  • 뇌 혈류 감소로 인한 어지럼증, 두통, 이명
  • 가슴 두근거림과 압박감, 호흡 곤란
  • 극심한 불안과 공포, 심하면 패닉

 

중국, 학습 부담 줄이려 하지만…

중국, 학습 부담 줄이려 하지만…

많은 사람이 “중국 아이들은 새벽부터 밤까지 공부한다”는 인상을 갖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상황이 조금은 나아지고 있다 해도 여전히 학습 부담은 상당하다. 예를 들어 고등학생의 주간 학습 시간은 2018년 약 60.4시간에서 2022년 59.7시간으로 소폭 줄었고, 중학생도 55.9시간에서 55.2시간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초등학생은 오히려 약간 늘었다. 

중국 정부는 2021년부터 쌍감 정책”을 내세워 의무교육 단계 학생들의 숙제와 교외 보충수업 부담을 줄이려 하고 있다. 실제로 이 정책 이후 80% 이상의 학생들이 학교 밖 보충수업을 받지 않게 됐다는 보고도 있으며, 많은 부모가 “숙제가 줄고 집에서 쉴 시간이 늘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여전히 부모의 기대와 입시 경쟁은 거대한 압박으로 남아 있다.

REFERENCE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