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 대륙은 그동안 얼음이라는 무거운 짐에 눌려 있었다. 그런데 지금 그 얼음이 사라짐으로써, 눌려있던 스펀지가 부풀어 오르듯 대륙이 바다에서 떠오르고 있다. 이 현상을 “후빙기 반동”라고 하는데, 이 현상이 미래의 해수면 상승에 미치는 영향은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다고 한다.
지구 온난화를 억제할 수 있다면, 남극으로 인한 해수면 상승은 최대 40% 감소할 수 있는 반면, 온난화가 계속되면 해수면 상승이 가속되어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예상된다.
녹아내리는 얼음으로 인해 떠오르고 있는 남극 대륙
캐나다 매길 대학교의 빙하학자 나탈리야 고메스(Natalya Gomez) 박사와 연구진은 남극의 얼음 밑에 있는 맨틀을 조사한 결과, 일부 지역에서는 맨틀이 유난히 부드럽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러한 현상과 지진 데이터를 결합하면, 이러한 부드러움이 남극 대륙의 빠른 융기를 초래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지형 변화는 수천 년이 아닌, 수십 년 단위로 진행될 정도로 빠르다. 3D 모델링을 이용한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후빙기 반동의 영향은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고 한다.
지구 온난화 억제 여부에 따른 해수면 상승의 차이
지구 온난화를 억제할 수 있다면, 2500년까지 해수면 상승은 최대 1.7m에 그칠 수 있다. 하지만 온난화가 계속된다면, 최대 19.5m까지 상승할 수 있다. 이러한 극단적인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는, 대륙이 융기하는 속도에 따라 얼음이 바다로 흘러가는 속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얼음이 너무 빨리 녹고, 빙하가 후퇴하는 속도가 융기 속도를 초과하면 그만큼 물이 바다로 밀려나게 되어 해수면 상승이 가속된다. 반면, 얼음의 융해를 억제할 수 있다면, 대륙이 융기함으로써 얼음이 따뜻한 바닷물과 격리되어 유지되기 쉬워진다. 이 경우 남극으로 인한 해수면 상승은 최대 40% 억제될 수 있다.
다만, 남극 서부의 지진 데이터 부족이나 그린란드 및 세계 각지의 산악 지대 상황이 고려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러한 예측에는 불확실성이 있다고 연구진은 덧붙인다.
영향을 받을 지역들
지구 온난화로 인한 비용은 모든 지역에서 동일하게 나타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지구는 완전히 매끄러운 구체가 아니기 때문에 중력, 자전, 지질학적 요인에 따라 해수면 상승의 영향이 지역별로 다를 수 있다. 이미 해수면 상승의 영향을 받고 있는 저위도 섬이나 해안 지역들은 앞으로 평균적인 해수면 상승 이상의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예측되고 있으며, 이는 이번 연구에서도 뒷받침되었다.
온실가스 배출을 줄일 수 있다면, 지구의 반발력에 따라 남극 빙하가 보존되기 쉬워진다. 미래의 온난화는 세계의 해안선에 최악의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남극은 이를 방지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고메스 박사는 결론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