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해생물 종류에 신종 바다달팽이 심해 발광 생물 ‘바시데비우스 카우다크틸루스’ 발견

반투명한 큰 두건을 몸에 쓰고, 자유자재로 움직이며 먹이를 사냥하는 이 생명체는 미국 몬터레이 만 수족관 연구소(MBARI)가 몬터레이 만 앞바다 수심 2614m의 심해를 탐사하는 중 처음으로 발견되었다. 게다가 빛을 발하기까지 한다고 한다.

심해생물 종류는 지금까지 누구도 본 적 없는 생물이었기 때문에 “수수께끼의 연체동물(미스터리 몰루스크, mystery mollusk)”이라는 별명으로 불리고 있었다. 그런데, 이 생물은 바다달팽이의 일종인 것으로 확인됐다.

수수께끼의 연체동물의 정체는 바다달팽이의 일종이었다

 

이 새로운 “수수께끼의 연체동물”은 나새류에 속하는 바다달팽이의 일종으로, 공식적으로 “Bathydevius caudactylus(바시데비우스 카우다크틸루스)”라는 학명이 붙여졌다.

길이 약 14.5cm인 이 종은 먹이를 잡기 위한 큰 젤라틴 형태의 두건과, 여러 촉수가 달린 납작한 꼬리, 그리고 발광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어두운 심해에서 생활하는 데 적합하게 진화했다고 한다.

반투명이기 때문에 몸 중심에 있는 연어빛 핑크색 내장이 눈에 띈다.

일반적인 바다달팽이는 보통 수심이 얕은 바다 바닥에 많이 살지만, 이 이름을 부르기도 어려운 새로운 종인 “바시데비우스 카우다크틸루스”는 수심 1000m에서 4000m 사이의 “미드나이트 존”으로 불리는 심해에 서식하고 있었다.

바다달팽이라고 하면 보통 화려한 색의 애벌레처럼 기어 다니는 이미지를 떠올리기 쉽지만, 이 종은 완전히 다른 차원에 있다. 심해에 적응한 결과 이러한 형태가 된 것이다.

 

파리지옥처럼 먹이를 포획

 

바다달팽이는 보통 거친 “혀”를 사용해 산호나 해면 등의 먹이를 잡지만, “바시데비우스 카우다크틸루스”는 큰 두건을 사용해 마치 파리지옥처럼 자신이 좋아하는 크릴 같은 갑각류를 덥석 잡아먹는다.

 

자웅동체로 위험을 느끼면 발광

 

 

또한 “바시데비우스 카우다크틸루스”는 일반적인 바다달팽이와 마찬가지로 자웅동체이다.

자웅동체란 하나의 개체가 수컷의 생식 기능과 암컷의 생식 기능을 모두 가지고 있는 것을 말한다. 산란 시기가 되면 다리를 이용해 해저에 일시적으로 부착된다.

어느 날 바시데비우스의 생식 행동의 일부를 관찰할 기회를 생겼다. 수심 2755m 지점에서 두 개체가 해저에 고정되어 주름 장식 같은 알 띠를 낳고 있었다. 또 다른 개체들도 수심 4009m 지점까지 동일한 방식으로 해저에 매달려 있는 모습이 관찰되었다.

알을 품고 있던 개체를 포획하여 수조에서 사육한 결과, 리본처럼 생긴 알이 수조에 고정되었고, 며칠 후에는 리본의 점액질이 사라지며 알이 부화했다고 한다.

또한 바시데비우스는 포식자와 마주치는 등 위험을 느끼면 생물 발광을 한다. 게다가 도마뱀처럼 촉수 일부를 끊어 포식자의 주의를 분산시키기도 한다.

 

바다달팽이와 다른 점도 많아 새로운 심해생물 종류 과가 필요할 수도

 

 

2000년 2월, 미국 몬터레이 만 수족관 연구소(MBARI)가 심해 조사 로봇 “티블론”을 원격 조작해 이 종을 처음으로 발견한 이래, 이미 150회 이상 목격되었으며, 현재 북미 태평양 연안에 널리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게놈 분석 결과, 이 생물이 바다달팽이의 일종으로 분류되었지만, 생태와 형태가 다른 바다달팽이와 상당히 달라 새로운 과를 만들어야 할지도 모른다는 의견이 있다.

생물이 서식하기 매우 가혹한 환경인 심해에서 바시데비우스의 해부학적, 생리학적, 생식, 섭식, 행동 등 모든 면이 독특한 적응력을 반영하고 있다는 것인데, 이는 바다달팽이의 적응 진화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유연함을 가지고 있을 수도 있다. 이번 연구는 ‘Deep-Sea Research’ 저널(2024년 11월 6일자)에 게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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