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인 식용 색소를 사용해 생체 조직을 투명하게 만드는 기술이 개발되었다. 이 기술은 사이언스에 발표된 연구 결과로, 근육 부상 치료부터 암 진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의료 분야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진은 주로 타르트라진(황색 4호)이라는 식용 색소를 사용했다. 타르트라진은 굴절률을 조절할 수 있는 특성을 지니고 있어, 특정 농도에서 생체 조직을 투명하게 만들 수 있었다. 연구진은 닭 가슴살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한 결과, 타르트라진의 농도를 올리자 근육 단백질의 굴절률과 일치하게 되어 투명 상태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
이 기술의 핵심은 빛이 생체 조직을 통과할 때 일어나는 산란을 억제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물체가 투명하지 않은 이유는 빛이 표면에서 산란하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조직의 굴절률을 조정하여 빛이 산란하지 않고 조직을 통과하도록 만들었고, 이를 통해 조직이 투명하게 보이는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또한 연구진은 쥐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쥐의 두피에 타르트라진을 도포한 후 혈관의 움직임을 관찰했으며, 장기 활동이나 심장 박동, 호흡 과정을 투명 상태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기존 비침습적 관찰 방법보다 훨씬 정밀하게 내부 장기를 살펴볼 수 있는 방식이다.
이 기술은 의료 분야에서 여러 가지로 활용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정맥을 쉽게 찾아 정맥 주사를 더 간편하게 할 수 있고, 레이저를 이용해 암 종양을 깊은 곳에서도 더 정밀하게 제거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이 기술이 적용되면 암 진단과 치료에서 현재 한계로 여겨지던 부분을 개선할 수 있을 가능성이 높다.
많은 사람들에게는 익숙하지 않겠지만, 허버트 조지 웰스의 1897년 소설 “투명 인간”에서는 주인공이 굴절률을 조정해 투명해지는 기술을 개발하는 장면이 나온다. 당시에는 상상 속 기술이었으나, 비슷한 원리를 바탕으로 한 기술이 현실에서 구현되고 있는 것이다. 다만, 소설과는 달리 이번 기술은 가역적으로 적용되며, 시간이 지나면 다시 원래 상태로 돌아온다. 소설 속 주인공은 영원히 투명한 상태로 남는다는 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