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하프 마라톤 대회에서 역사적인 순간이 만들어졌다. 1만 2천 명의 참가자와 함께, 무려 21대의 휴머노이드 로봇이 레이스에 참여한 것이다. 이 로봇들은 인간 주자들을 이기지는 못했지만, 아마 더 큰 주목을 받았을 것이다. 세계 최초로 열린 이 로봇 마라톤은 중국의 로봇 기술 수준을 엿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로봇에게 부과된 유일한 설계 규칙은 ‘바퀴 대신 두 발로 달릴 것’
Instagram에서 이 게시물 보기
그 외에는 자유였기에 각양각색의 기묘한 디자인들이 등장했다. 어린이용 운동화를 신은 로봇도 있었고, 일부는 덕트 테이프로 만든 신발을 신고 나왔다. 머리가 없는 로봇도 있었고, 중간에 넘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팀이 경기 중간에 수리를 하기도 했다. 어떤 로봇들은 넘어졌을 때의 충격을 막기 위해 무릎 보호대를 착용한 경우도 있었다. 물론 많은 로봇들이 실제로 넘어졌다.
“와이어드(Wired)”의 보도에 따르면, 참가한 21대의 로봇 중 실제로 결승선을 통과한 것은 단 6대뿐이었다. 이 로봇들은 인간 참가자와는 별도의 트랙에서 달렸으며, 대부분은 넘어지거나 과열되는 문제를 겪었다. 어떤 로봇은 완주하기 위해 냉각 패드를 붙여야 했고, 일부는 중간중간 물을 뿌려가며 레이스를 이어갔다. 모든 로봇은 2~3명의 인간 운영자와 함께 달렸는데, 이들은 로봇의 속도를 조절하거나 주행 경로를 확보해주는 역할을 했다.
이번 로봇 하프마라톤 대회의 우승 로봇은 ‘톈궁 울트라(Tiangong Ultra)’
Instagram에서 이 게시물 보기
UBTech와 베이징 휴머노이드 로봇 혁신 센터가 공동 개발한 모델이다. 이 로봇은 2시간 40분 만에 완주했다. 참고로, 인간 참가자 중 가장 느린 사람은 3시간 10분 만에 도착했다. 하지만 톈궁 울트라도 순탄하게 완주한 것은 아니었다. 한 차례 넘어졌고, 배터리는 총 세 번이나 교체해야 했다. 이 로봇은 키 175cm로 참가 로봇 중 가장 컸으며, 가장 작은 로봇은 73cm에 불과했다.
여러 난관에도 불구하고 이 로봇 마라톤은 전 세계의 관심을 끌었다. 현장에서 많은 사람들이 톈궁 울트라와 함께 셀카를 찍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번 레이스는 로봇 기술이 얼마나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특별한 행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