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치 드롭 실험’, 100년이 지나도 끝나지 않는 세계에서 가장 긴 실험

나무늘보가 민첩하게 보일 정도의 느림. 100년이 지나도 끝나지 않는 세계에서 가장 긴 실험, 호주 과학자들이 진행하는 “피치 드롭 실험“은, 거의 움직이지 않는 듯한 최고 점도의 방울이 떨어지기를 기다리며 관찰하는 매우 느린 연구다. 이 실험은 1930년에 시작되었다. 그 이후 현재까지 약 100년간 지속되고 있지만, 끝이 보이지 않으며 앞으로 100년 더 계속될 수도 있다고 한다.

엄청난 실험 기간의 길이로 인해 기네스에 등재된 이 실험은, 세계에서 가장 점도가 높은 액체로 알려진 “피치”라는 수지의 유동성과 점도를 측정하는 것이 목적이다.

 

100년이 지나도 끝나지 않는 세계에서 가장 긴 실험, '피치 드롭 실험'
100년이 지나도 끝나지 않는 세계에서 가장 긴 실험, ‘피치 드롭 실험’

 

1930년에 시작된 피치 드롭 실험

 

1927년, 호주의 물리학자 ‘토마스 파넬’이 퀸즐랜드 대학교에서 고안한 이 실험은 피치라는 물질의 유동성과 점도를 측정하기 위한 것으로, 피치는 세계에서 가장 점도가 높은 수지로 알려져 있으며, 과거에는 배의 방수 재료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참고로 이 실험은 준비 단계부터 시간이 많이 소요되었다. 우선 ‘토마스 파넬’은 가열한 피치 샘플을 유리 깔때기에 부은 후, 이를 안정시키기 위해 3년 동안 냉각했다. 그리고 1930년에 드디어 깔때기 끝을 잘라 피치가 떨어지기를 기다리기 시작했다.

 

첫 번째 방울이 떨어지기까지 8년

 

2012년 4월(왼쪽)과 2013년 4월(오른쪽) 1년간의 변화
2012년 4월(왼쪽)과 2013년 4월(오른쪽) 1년간의 변화

 

이 실험은 특정한 환경이 아닌 일반적인 환경을 전제로 하여 진행되었으며, 피치는 전시용 캐비닛에 보관되어 있다. 피치가 흐르는 속도는 계절의 온도 변화에 영향을 받는다. 매우 오랜 시간이 걸리는 이 실험은 ‘토마스 파넬’의 사후, 같은 대학의 과학자인 존 메인스톤 교수(2013년 사망)가 이어받아 관리했다. ‘메인스톤’ 교수는 52년간 이 실험을 관리했으며, 그동안 피치는 엄청나게 느린 속도로 깔때기에서 떨어졌다.

 

2014년 4월에 가장 최근에 9번째 방울이 떨어졌다. 하지만 이를 직접 목격한 사람은 없었다고 한다.
2014년 4월에 가장 최근에 9번째 방울이 떨어졌다. 하지만 이를 직접 목격한 사람은 없었다고 한다.

 

그 속도는 나무늘보가 민첩하게 보일 정도로 느렸다. 첫 방울이 떨어지기까지 8년, 그다음 5방울이 떨어지기까지 40년 이상이 걸렸다고 한다.

 

10년 이내에 또 한 방울? 실제로는 아무도 보지 못한 낙하 순간

 

지금까지 피치는 9방울이 떨어졌으며, 앞으로 10년 이내에 10번째 방울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하지만 여러 가지 문제로 인해, 방울이 실제로 떨어지는 순간을 목격한 사람은 아직 아무도 없다고 한다.

피치는 실온에서는 고체처럼 보이며, 망치로 두드리면 쉽게 부서질 정도로 취약하다. 한편 이 실험은 피치의 점도가 물의 약 1,000억 배에 달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깔때기에는 여전히 충분한 피치가 남아 있어, 이 실험은 앞으로도 100년 더 지속될 것이라고 한다.

 

교수들이 이그노벨상을 수상

 

어떤 의미에서는 인류의 수명과 인내심이 시험되는 웅장한 실험이라 할 수 있겠지만, 2005년 ‘메인스톤’ 교수는 ‘토머스 파넬’과 함께 이그노벨상을 수상했다.

이그노벨상은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면서도 생각하게 만드는 연구나 개인, 그룹에 수여되는 상으로, 특히 독특하고 잊히기 쉬운 피치 드롭 실험이 세계의 주목을 받는 계기가 되었다.

 

“또 100년…” “과학의 끈기와 집념의 상징”이라는 반응

 

이 실험을 처음 접한 사용자들로부터는 다음과 같은 반응이 있었다.

  • 100년이나 지속되었는데도 또 100년이라니…
  • 점도가 물의 1,000억 배라니 상상이 안 간다.
  • 실제로 방울이 떨어지는 순간을 직접 보고 싶다.
  • 이그노벨상에 걸맞은 독특한 실험이네.
  • 과학의 끈기와 집념의 상징 같아.
  • 감동했다. 과학자들의 인내심에 경의를 표하고 싶다.

 

현재는 24시간 라이브 스트리밍으로 관찰 가능

 

현재 이 실험은 3대째 연구자인 퀸즐랜드 대학의 ‘앤드류 화이트’ 교수가 이어받아 진행하고 있으며, 실험은 라이브 비디오 스트리밍을 통해 24시간 관찰할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하면 지나치게 느려서 타이밍을 맞추지 못하거나, 실수로 놓친다 해도, 10년 이내 언젠가 역사적인 10번째 방울이 떨어지는 순간이 정확히 기록될 것이다.

라이브 비디오 스트리밍은 약 160개국에서 35,000명이 시청 중이라고 한다. 관심 있는 분들은 대학의 피치 드롭 실험 라이브 스트리밍을 통해 바로 확인해 보는 것도 좋겠다.

VIA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