껍데기를 안깐 상태에서는 삶은 달걀과 생달걀은 겉보기엔 똑같아 보인다. 하지만 아주 간단한 방법으로 둘을 구별할 수 있다. 달걀을 평평한 곳에서 살짝 돌려보면, 빨리 멈추거나 회전 속도가 더딘 달걀은 속이 액체 상태인 생달걀이고, 오래 잘 회전하고 속도가 빠르면 속까지 단단히 익은 삶은 달걀이다.
이는 생달걀은 내용물이 출렁여 회전을 방해하는 반면, 삶은 달걀은 내부가 고체여서 팽이처럼 안정적으로 돌기 때문인데, 돌렸을 때 휘청거리며 금세 멈추는지 혹은 매끄럽게 계속 도는지를 보면 삶은 달걀인지 생달걀인지 쉽게 알 수 있다.
신선한 달걀을 고르는 법

장을 볼 때 신선한 달걀을 고르는 첫 번째 팁은 껍데기 표시 정보를 확인하는 것이다. 달걀 껍데기에 산란일자(달걀이 나온 날짜)를 포함한 10자리 코드가 인쇄되어 있는데, 앞의 네 자리 숫자가 바로 산란일자이므로, 이 번호를 통해 되도록 최근 날짜에 생산된 달걀인지 확인하면 된다.. (예를 들어 0909라고 적혀 있으면 9월 9일에 낳은 달걀이다.)
다만 산란일자가 며칠 지났다고 해서 품질이 바로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유통 기간 내 적정 온도로 보관된 달걀이라면 산란일이 조금 지나도 품질과 안전에 문제가 없으므로, 산란일과 함께 유통기한도 체크하여 아직 기한 내인 제품을 고르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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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은 겉모습으로 신선도를 판단하는 요령이다. 껍데기가 깨끗하고 균일한 색상을 띠며 금이 가거나 오염된 부분이 없는 달걀을 선택한다. 달걀 표면이 매끈하고 광택이 나는 것이 좋은 달걀이다. 껍질에 심한 흠집이나 실금이 없는지도 꼭 확인해야 하며, 포장 용기 아래에 깨어진 달걀이 새어 나와 붙어 있지 않은지 살펴보는 것이 좋다. 가능하다면 달걀을 살짝 흔들어보았을 때 내용물이 출렁이는 느낌이 들지 않을 정도로 속이 안정된 것이 신선한 달걀이다.
이런 달걀은 내부 기실(공기주머니)이 작고 흰자 점도가 높아, 깨뜨렸을 때 노른자가 또렷하게 봉긋 서고 흰자가 퍼지지 않고 응집되어 있는 특징을 보인다. 반대로 오래된 달걀은 깨 보았을 때 노른자가 쉽게 퍼지거나 흰자가 물처럼 넓게 퍼지며 신선하지 못한 냄새가 날 수 있으니 피하는 것이 좋다.
달걀의 유통기한과 섭취 가능 기간

달걀 포장에는 일반적으로 유통기한이 표시되어 있지만, 이것은 판매를 위한 기한일 뿐 식품이 먹을 수 있는 마지막 날을 뜻하지는 않는다. 2023년부터는 소비기한 표시 제도가 도입되어, 소비자가 안전하게 섭취할 수 있는 최종 기한을 안내하고 있다.
예를 들면 기존에 유통기한이 45일인 달걀이라면 냉장 보관을 전제로 약 70일 정도까지는 섭취가 가능하다고 하는데, 식품의약품안전처 역시 냉장 상태에서 적절히 보관된 달걀은 유통기한이 지나고도 약 25일 정도는 안전하게 먹을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따라서 유통기한이 지났더라도 바로 폐기할 필요는 없으며, 껍데기가 깨지지 않고 냉장 온도가 유지된 경우에 한해 일정 기간 추가로 섭취가 가능하다. 물론 이때도 달걀의 상태를 직접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집에서 달걀의 신선도를 간단히 확인하는 방법으로 물에 담가보기가 있다. 그릇에 찬물을 받아 달걀을 살며시 넣었을 때, 달걀이 바닥까지 가라앉아 옆으로 눕는다면 매우 신선한 상태다. 시간이 지나 달걀 내부의 수분이 증발하면 그 빈 공간에 공기가 차서 부력이 커지기 때문에, 오래된 달걀일수록 물에 띄워보면 한쪽 끝이 들뜨거나 심하면 물에 둥둥 뜨게 된다.
만약 달걀이 완전히 물 위로 떠오른다면 내부 부패가 상당히 진행되었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절대로 섭취하면 안 된다. 또한 달걀을 깼을 때 노른자가 탄력 없이 납작하고 흰자도 물처럼 퍼지며 시큼하거나 유황 냄새 등 불쾌한 냄새가 느껴진다면 그 달걀은 상한 것이니 즉시 버리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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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달걀을 오래 안전하게 보관하려면 올바른 보관법도 지켜야 한다. 달걀은 구입 즉시 냉장 보관하고, 가능한 한 냉장고 문 쪽보다는 온도가 일정한 안쪽 칸에 보관하는 것이 좋다.
보관 시에는 달걀의 뾰족한 부분이 아래로 향하게(둥근 부분이 위로) 놓아준다. 이렇게 하면 노른자가 중앙에 안정적으로 위치해 신선도가 더 오래 유지된다. 껍데기 세척은 미루는 것도 중요하다. 달걀 껍질에는 큐티클이라는 자연 보호막이 있어서 미리 씻어두면 이 막이 제거되고 미세한 균열로 세균 침투가 쉬워진다. 따라서 달걀은 씻지 않은 상태로 보관하고, 조리 직전에 흐르는 물에 가볍게 세척하는 것이 안전하다.
금이 간 달걀은 먹어도 될까?

간혹 달걀을 떨어뜨리거나 운반 중에 껍데기에 금이 가는 경우가 있다. 금이 간 달걀은 안전하지 않으므로 섭취를 피하는 것이 좋다. 달걀 껍데기에 균열이 생기면 그 틈으로 살모넬라 같은 식중독균이 침투하기 쉽고, 겉보기에는 멀쩡해 보여도 내부가 이미 오염되었을 수 있다.
만약 금 간 사실을 모르고 조리에 사용했다면 반드시 중심온도 75℃ 이상에서 1분 이상 충분히 가열하여 익힌 후 섭취하고, 조리에 사용된 도구도 깨끗이 세척하는 것이 좋다. 안전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조리 전 달걀 껍데기에 금 간 부분이 없는지 꼼꼼히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