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셰그라드, 한때 드리나 강의 청록색 물결과 함께 그림 같은 풍경을 자랑했던 보스니아의 보석 같은 도시였다. 그러나 지금 이 도시는 매년 강으로 흘러드는 약 5,000 입방미터에 달하는 쓰레기로 인해 숨 막히는 위기에 직면해 있다. 플라스틱부터 의료 폐기물, 가전제품과 자동차 부품에 이르기까지 온갖 종류의 쓰레기가 드리나 강의 아름다움을 송두리째 앗아가고, 관광객들의 발길마저 멀어지게 만들고 있다.
드리나 강의 쓰레기 문제와 관광업 위기
한때 세계 각지의 여행객들이 감탄하며 찾던 비셰그라드의 드리나 강은 이제 쓰레기로 뒤덮여, “생각했던 것과 전혀 다르다”, “일부러 올 필요가 없었다”는 아쉬운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아치교와 소콜루르 메흐메트 파샤 다리 옆에 자리한 안드리체프 코낙 호텔은, 매일같이 강에 떠다니는 쓰레기로 인해 관광객들의 부정적인 반응에 시달리고 있다. 호텔 프론트 책임자 디야나 라지치는 “관광객들이 강을 바라보고 남기는 부정적인 코멘트가 지역 관광업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며 근심을 감추지 못했다.
강 상류에서 유입되는 부유 쓰레기
이러한 심각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쓰레기의 대부분은 사실 비셰그라드 주민들이 버린 것이 아니다. 몬테네그로나 세르비아 등 상류 지역에서 흘러내려 온 부유 쓰레기가 주를 이루고 있다. 비영리 단체 ‘에코센터 비셰그라드’의 데얀 풀투라 씨는 “폭우나 눈이 녹은 후, 상류에서 갑자기 몰려드는 쓰레기로 인해 평소보다 훨씬 많은 양의 쓰레기가 우리 도시에 유입된다”며 한숨을 내뱉었다. 그는 “이 상황은 우리에게 큰 재난이자 부끄러운 현실”이라고 경고했다.
환경 오염과 건강 피해 우려
쓰레기로 인해 강의 수질은 물론, 그 안에 서식하는 생태계마저 위협받고 있다. PET병을 비롯한 플라스틱류뿐만 아니라, 가전제품, 의료 폐기물, 심지어 자동차 부품까지 강을 오염시키고 있다. 작년에만 해도 약 5,000 입방미터 분량의 쓰레기가 수거되었지만, 이처럼 다양한 쓰레기가 매년 반복되어 강을 덮치고 있는 현실은 그야말로 심각하다. 죽은 동물과 의료 관련 폐기물, 자동차 부품 등이 함께 발견되며, 이 쓰레기들을 한꺼번에 소각할 경우 공기 중으로 유해물질이 퍼져 주민과 관광객의 건강에 직접적인 해를 끼칠 우려도 크다.
이 문제는 20여 년 전부터 서서히 시작되어 왔다고 한다. 한때 수력 발전소에서는 댐에 쓰레기가 흘러들어가지 않도록 구식 석유 드럼통을 이용해 임시 방벽을 세워 한 곳에 모으는 방식으로 대처해왔지만, 상황은 여전히 악화되고 있다. 현재는 강이 중금속으로 오염되고 있을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철저한 수질 분석이 진행될 예정이라 한다.
지역 사회와 정부의 대책 및 환경 보호 노력
지역 사회에서는 이 참담한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주민들과 관광객들에게 환경 보호의 중요성을 알리는 캠페인을 펼치고 있으며, 쓰레기의 적절한 처리와 재활용을 촉진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외부에서 유입되는 쓰레기로 인해 한때 아름다웠던 드리나 강이 지금의 모습으로 변해버린 상황은, 아무리 노력해도 쉽게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비셰그라드는 여전히 관광지로서의 매력을 되찾기 위해 효과적인 대책을 모색하고 있다. 그들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결국 지역 사회와 정부, 그리고 상류 지역 국가들 간의 협력을 통해, 쓰레기로 얼룩진 이 아름다운 강을 다시 한 번 맑고 깨끗한 자연의 모습으로 복원하는 것이다. 이 길이 순탄치만은 않겠지만, 비셰그라드의 미래와 그곳을 찾는 이들의 건강, 그리고 무엇보다도 자연 환경의 회복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노력임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