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없는 닭 마이크, 어떻게 18개월을 버텼을까?

1945년 9월 10일, 미국 콜로라도주의 한 농장.

농장주 “로이드 올슨”은 그날도 어김없이 닭 도살 작업을 하고 있었다.
한 마리, 두 마리, 그리고 세 마리…

50마리 가까운 을 처리하던 중,
그는 한 마리의 닭을 도끼로 내려쳤다.

머리는 바닥에 떨어졌고,
당연히 닭도 그대로 쓰러질 줄 알았다.

그런데,

이 일어났다.

그리고 아무렇지 않다는 듯 땅을 쪼으려는 시늉을 했다.
(물론, 부리가 없으니 공기만 찍고 있었지만.)

올슨은 이 광경을 보고 순간 얼어붙었다.
닭이 몇 걸음 더 걷더니,
그 자리에 서서 깃털을 정리하기까지 했다.

“뭐야, 이거…?!”

이 닭은, 머리가 없는데도 죽지 않았다.
그날 이후, 그는 ‘머리 없는 닭 마이크(Mike the Headless Chicken)’ 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된다.

그리고 무려 18개월 동안 살아남았다.

 

진짜로 살아 있다고?

 

목 없는 닭 마이크
머리 없는 닭 마이크

 

올슨은 처음엔 믿기 힘들었다.
“몇 분 지나면 쓰러지겠지.”

하지만 몇 시간이 지나도,
밤이 돼도,
다음 날 아침이 돼도,

닭은 여전히 살아 있었다.

그는 마이크를 망에 넣고,
을 팔러 가는 길에 마을 정육점 주인에게 보여주었다.

“이봐, 이 닭 좀 봐! 머리가 없는데도 살아 있어.”

정육점 주인은 비웃으며 말했다.

“그래, 그러면 내 맥주 한 잔 살게. 그 닭이 살아 있다면 말이지.”

그 말을 듣자마자 올슨은 망을 열어 마이크를 꺼냈다.
닭은 머리 없이 서 있었고, 걷기까지 했다.

주변에 있던 사람들 모두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이 소문은 마을 전체로 퍼져 나갔다.

 

이걸로 돈을 벌어보지 않겠소?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서커스 흥행사 “호프 웨이드”
이 닭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달려왔다.

그는 올슨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 닭을 데리고 전국을 돌며 쇼를 하면 돈을 벌 수 있소.”

사실 올슨의 농장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는 잠시 고민하다가, 결국 제안을 받아들였다.

그렇게 해서 ‘머리 없는 닭 마이크’ 전국 투어가 시작됐다.

입장료: 25센트
한 달 수익: 4,500달러 (현재 가치로 수천만 원대)

미국 전역에서 머리 없는 닭을 보려는 인파가 몰려들었다.

사람들은 눈으로 보고도 믿지 못하며,
마이크가 살아 있는지 확인하려고 꼬집거나 건드려 보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분명히 살아 있었다.
어떻게 먹이를 먹냐고?

 

머리 없는 닭 마이크는 어떻게 살아남았을까?

 

머리가 없는 상태에서 18개월을 살았다는 것은,
그가 어떤 방식으로든 영양을 섭취했다는 뜻이다.

올슨 부부는
스포이트로 액체 형태의 먹이와 물을 직접 공급했고,
목 안쪽에 고이는 점액을 제거하며 호흡을 유지했다.

그런데 보통 닭은 목이 잘리면 바로 죽는다.
마이크는 대체 어떻게 이렇게 오래 살아남았을까?

2015년, 영국 뉴캐슬대학교 생물학자 톰 스말더스(Tom Smulders) 교수
이 현상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닭의 뇌는 머리의 후방, 즉 두개골 안쪽 깊숙이 위치한다.
올슨이 도끼를 휘둘렀을 때, 부리와 눈 부분만 잘려 나가고, 뇌의 80%가 남아 있었다.
닭의 생명 유지 기능(심장 박동, 호흡, 소화, 운동을 조절하는 뇌 영역)이 손상되지 않았다.

뇌의 핵심 부분이 남아 있어, 마이크는 여전히 ‘닭의 기본 기능’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이다.

또한, 마이크는 운이 좋았다.
보통 닭의 목이 잘리면 출혈이 심해 즉사하지만,
그의 경우 출혈이 적었고, 피가 빠르게 응고되면서 생존할 수 있었다.

 

18개월 후, 마이크의 마지막 밤

 

1947년 3월,
올슨 부부는 마이크가 숨을 헐떡이는 소리에 잠에서 깼다.

급히 도와주려 했지만,
정작 점액을 제거할 때 쓰던 주사기가 없었다.

그날은 서커스 공연을 마친 후였고,
주사기는 실수로 다른 장소에 두고 온 상태였다.

올슨 부부는 급하게 대체할 도구를 찾았지만,
마이크는 끝내 질식사하고 말았다.

 

‘제2의 마이크’를 만들려는 시도는 모두 실패

 

마이크가 유명해지자,
사람들은 ‘혹시 나도 머리 없는 닭을 키울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닭의 목을 일부러 잘라보는 기이한 ‘실험’이 유행처럼 번졌다.

심지어, 마이크를 키운 올슨에게 찾아와

“정확히 어디를 잘랐는지 알려달라”
며 술 한 박스를 들고 온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제2의 마이크’ 를 만들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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