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 검은발족제비, 복제 기술로 새로운 생명 탄생

멸종 위기종인 ‘검은발족제비’의 냉동 보존 샘플에서 새로운 두 마리의 복제 개체가 탄생했다고 한다. 이로써 검은발족제비 복제 개체는 총 세 마리가 되었다고 미국 어류 및 야생동물국이 발표했다. 이러한 복제 개체들은 검은발족제비의 유전적 다양성을 높이기 위해 만들어졌다.

2021년에 태어난 첫 번째 복제 개체 ‘엘리자베스 앤’은 안타깝게도 새끼를 낳을 수 없는 상태였지만, 새로 태어난 암컷 ‘노린’과 ‘안토니아’ 두 마리는 1980년대에 시작된 번식 프로그램과 함께 멸종 위기에 처한 족제비의 복원을 돕는 데 기대를 모으고 있다.

 

멸종 위기에 처한 북미의 검은발족제비

 

검은발족제비는 북미에 서식하는 야행성 족제비의 일종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검은 발이 특징이며, ‘마스크 오브 조로’를 떠올리게 하는 눈 주변의 테두리도 트레이드마크이다. 몸길이는 약 30~50cm로 밍크와 비슷한 크기이며, 육식성이다. 그들의 식사의 대부분은 프레리도그로 이루어져 있으며, 편식 성향이 강하다. 사실 이러한 편식 성향이 검은발족제비가 멸종 위기에 처하게 된 원인 중 하나다.

프레리도그는 평원에 굴을 파고 농작물을 망치는 해충으로 간주되어 제거되어 왔다. 프레리도그의 수가 줄어들면서 이를 주식으로 삼던 검은발족제비도 급격히 감소하게 되었고, 1979년에는 멸종 선언이 내려질 정도였다.

그러나 1981년 와이오밍주 서부에서 ‘셰프’라는 이름의 목장 개가 검은발족제비의 사체를 집으로 가져오면서, 검은발족제비가 아직 멸종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 후 살아있는 7마리의 개체가 포획되었고, 현재까지 이어지는 번식 프로그램이 시작되었다. 1990년대 이후, 미국 서부, 캐나다, 멕시코의 수십 곳에서 번식이 이루어지며 야생에 다시 도입될 정도로 부활하게 되었다. 그들은 코로나19 백신을 가장 먼저 접종받았을 정도로 철저하게 보호되고 있다.

 

검은발족제비 복제화 작업

 

 

그러나 현재 확인된 검은발족제비는 모두 이 7마리의 후손이기 때문에 유전적 다양성이 부족하다. 풍부한 유전적 다양성은 동물들이 변화하는 자연 환경에 적응하여 살아가는 데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이에 1980년대에 복제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2021년에 탄생한 첫 번째 복제 개체 ‘엘리자베스 앤’은 최초의 7마리 중 하나인 ‘윌라’로부터 만들어졌지만, 아쉽게도 새끼를 낳을 수 없는 상태였다.

그리고 최근 미국 어류 및 야생동물국에 의해 윌라로부터 ‘노린’과 ‘안토니아’라는 두 마리의 복제 개체가 탄생했다는 사실이 발표되었다. 윌라의 유전자는 현존하는 검은발족제비에 비해 3배나 많은 변이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동일한 유전자를 가진 복제 개체들은 검은발족제비의 유전적 다양성을 높이는 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 최대의 냉동 동물원에 보관된 멸종 위기종들

 

1980년대에 냉동된 윌라의 유해는 현재 세계 최대의 냉동 동물원으로 알려진 샌디에이고 동물원 보전 연구소에 보관되어 있다. 이곳은 현대판 노아의 방주와 같으며, 피부부터 깃털까지 1만 개 이상의 샘플이 보관되어 있다. 냉동 동물원의 바바라 듀란트 씨는 이미 멸종된 100만 종의 생물을 구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지역 매체에 설명했다.

“인간이 사라지면 다양한 생물이 다시 번성할 것입니다. 하지만 개체 수가 너무 적거나 냉동 동물원에만 보관된 생물은 인간 없이는 복원될 수 없습니다.” 사실 멸종한 생물의 대부분은 인간 때문에 사라졌지만, 멸종 위기에 처한 종을 보호할 수 있는 것도 인간일 수 있다.

 

2024년 후반에 복제를 통한 번식 시작 예정

 

 

첫 번째 복제 개체인 엘리자베스 앤은 현재 콜로라도주의 국립 검은발족제비 보호센터에서 생활하고 있지만, 생식 기관에 문제가 있어 새끼를 낳을 수 없는 상태다. 반면 노린과 안토니아는 올해 후반에 성숙한 개체로 자라 번식이 시도될 예정이다. 두 마리가 태어난 것은 지난해 5월이지만, 미국 어류 및 야생동물국이 이를 발표한 것은 그로부터 1년이 지난 후였다. “과학에는 시간이 걸리며, 쉬운 일이 아닙니다.”라고 이 기관의 대변인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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