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다가스카르 숲속의 숨바꼭질 달인, 납작꼬리도마뱀붙이

전 세계 야생에는 위장술을 잘 펼치는 생물들이 참 많다. 그리고 그 수준은 종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대충 쓱 봐도 단번에 들통나는 녀석이 있는가 하면, 숨을 죽이고 가만히 관찰해야 겨우 알아챌 수 있는 녀석도 있다. 그리고 그중에는 정말 작정하고 찾아도 도무지 정체를 파악할 수 없는 생물이 있다. 지금 소개하는 생물 마다가스카르섬에서 발견된 납짝꼬리도마뱀붙이도 마찬가지다.

코앞까지 다가가서 눈을 크게 뜨고 쳐다봐도, 심지어 누군가 “바로 여기 있어!”라고 친절하게 콕 짚어줘도 도무지 형태를 알아볼 수 없다.

 

아무리 뚫어져라 쳐다봐도 보이지 않는 너

   아무리 뚫어져라 쳐다봐도 보이지 않는 너

얼핏 보면 그저 평범한 나무줄기 하나가 덩그러니 찍혀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 사진 속 우측 하단 부근에는 어떤 생명체가 숨죽이고 숨어 있다.

어떤 생명체가 숨죽이고 숨어 있다.

하얀색 화살표가 가리키고 있는 자그마하고 둥근 물체가 눈알이다.

카메라 렌즈를 통해 찍힌 영상이라 화질 문제 때문에 잘 안 보이는 거겠지 싶겠지만, 촬영자는 당시 육안으로 이 나무를 이리저리 온갖 각도에서 뚫어져라 관찰했지만, 아무리 기를 써도 아무것도 찾아낼 수 없었다고 한다.

어떤 생명체가 숨죽이고 숨어 있다.

녀석의 윤곽을 대략적으로 따라 그려보면 그제야 대충 형태가 짐작이 갑니다. 하지만 솔직히 정답을 알고 봐도, 몸통과 나무줄기 사이의 경계선이 어디인지 여전히 헷갈릴 정도로 완벽에 가까운 위장이다.

정체는 마다가스카르 고유종 납작꼬리도마뱀붙이

정체는 마다가스카르 고유종 납작꼬리도마뱀붙이

이 생물은 바로 마다가스카르섬에만 서식하는 고유종, 납작꼬리도마뱀붙이의 일종이다. 섬 깊숙한 숲속에 살면서 나무껍질이나 바닥에 떨어진 낙엽과 소름 돋게 똑같은 모습으로 위장한다. 이들의 몸통 옆면과 턱 아래에는 피부가 마치 주름이나 치맛자락처럼 늘어진 피막 부분이 있다. 이 늘어진 피부를 나무 기둥에 빈틈없이 찰싹 밀착시키면, 몸과 나무 사이의 경계선이나 입체적인 그림자가 감쪽같이 사라지게 되는 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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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위장술 덕분에 천적의 눈초리를 피하고 생존 확률을 끌어올릴 수 있다. 마다가스카르의 숲에는 뱀이나 새, 소형 육식 포유류 등 납작꼬리도마뱀붙이를 노리는 포식자들이 우글거린다. 생김새를 똑같이 꾸미는 데 그치지 않고 낮 시간에는 거의 미동도 하지 않음으로써, 포식자들에게 ‘이곳에 먹잇감이 있다’는 인식조차 심어주지 않는 완벽한 은신에 성공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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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자신들이 사냥에 나설 때도 이 위장술은 이점으로 작용한다. 주로 곤충을 잡아먹고 사는데, 이렇게 나무 기둥과 한 몸이 된 채 기다리면 곤충들이 아무것도 모른 채 제 발로 코앞까지 다가와 준다.

 

크기도 무늬도 천차만별, 다채로운 매력

크기도 무늬도 천차만별, 다채로운 매력

마다가스카르섬이라는 고립된 환경에서 독자적인 진화를 거듭해 온 납작꼬리도마뱀붙이 무리는 현재까지 약 25종이 확인되었다고 한다.

참고로 납작꼬리도마뱀붙이속 전체 종은 현재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 부속서 II군에 묶여 관리를 받고 있다. 멸종 위기 등급 자체는 종에 따라 ‘관심 대상’부터 ‘위기’ 단계까지 폭넓게 퍼져 있다. 당장 눈앞에 멸종의 위기가 닥친 것은 아니지만, 건강한 야생 생태계 유지를 위해 앞으로 반려동물로서의 유통량은 점차 줄어들 가능성이 커 보인다.

REFER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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