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멜번 교외 노스멜번에 사는 22세 남성 “에이든 맥매너스(Aidan McManus)”는 ‘차가운 것을 뜨겁게, 뜨거운 것을 차갑게’ 느끼는 증상에 시달리고 있다.
17세 무렵부터 손발의 감각이 서서히 사라지기 시작했고, 지난 5년 동안 병원을 전전했지만 원인은커녕 치료법조차 찾지 못했다.
“발바닥이 따끔따끔” 17세에 찾아온 이상 신호
고등학생이던 17세 어느 날, “에이든 맥매너스”는 어머니 앤절라(Angela)에게 “발이 따끔거리고 저린다”고 호소했다. 곧바로 가정의에게 데려갔고, 진단명은 ‘체액 저류(부종)’.
처방약을 복용했지만 증상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 오히려 발은 점점 부어 올랐고, 마치 발바닥으로 압핀을 밟는 듯한 극심한 통증이 걷기만 해도 몰려왔다. 여기에 바이러스 감염 후 나타날 수 있는 ‘과민성 장 증후군(IBS)’까지 겹쳐 학교 생활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12학년(우리의 고3에 해당) 동안 겨우 5주밖에 등교하지 못했지만, 필사적으로 학업을 이어가 가까스로 졸업장은 손에 넣었다.
‘뜨거움’과 ‘차가움’이 뒤바뀌긴 원인 불명의 병
증상은 손으로도 번졌다. 어느 날 저녁, “에이든 맥매너스”는 “차가운 콜라캔을 잡았는데 손이 불타는 듯 뜨거웠다”고 말했다. 반대로 뜨거운 물체를 쥐면 얼어붙을 듯 차갑게 느껴졌다.
3년 넘게 MRI·유전자 검사·요추 천자·신경 생검 등 수십 회 검사가 이어졌지만, 뚜렷한 답은 나오지 않았다.
축삭성 말초 신경병증… 그러나 원인은 미궁
결국 한 신경과 전문의가 내린 결론은 축삭성 말초 신경병증. 신경세포의 축삭에 이상이 생겨 신경 전달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질환이다. 하지만 왜 그런 이상이 생겼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치료법 역시 “없다”는 것이 의료진의 고백이었다.
보행 능력이 떨어지고 균형 감각까지 무너지면서 활동량은 급격히 줄어 체중도 크게 늘었다.
“영구 장애” 판정에도… 공적 지원 신청 ′불합격′
2024년 11월, 가족에게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호주 장애보험제도(NDIS)에 신청한 지원이 기각된 것이다. NDIA(국민장애보험공단)는 “제출된 의학 소견이 일관되지 않아 ‘영구적 장애’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통보했다.
하지만 주치의 소견서에는 명백히 ‘진행성·불치성으로 앞으로도 악화될 것’이라 적혀 있었다. 어머니 “앤절라”는 “정말 기가 막힌다. 의사들도 해결책을 못 찾는데 NDIS는 서류 몇 장으로 ‘NO’라고만 한다”고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22세, 한창 꿈을 펼칠 나이에 원인불명의 신경 질환과 싸우게 된 “에이든 맥매너스”. 지원이 없으면 앞으로의 삶은 더욱 고단할 수밖에 없다. 가족은 재심을 청구하고 치료법을 찾아 백방으로 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