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이야기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소개된 체험담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것입니다. 여러분도 한 번쯤 생각해볼 만한 메시지를 담고 있어 공유합니다.
사람은 마지막 이별의 순간, 무엇을 남기고 또 무엇을 안고 살아가게 될까.
나는 아내의 장례식장에서 그 해답의 한 조각을 뜻밖에도 딸에게서 배웠다.
내가 죽더라도 울지 마
아내가 세상을 떠나기 전, 병상에서 딸과 나를 바라보며 조용히 말했다.
“내가 죽어도, 울지는 마.”
평소에도 강인하고 단정했던 아내답게 마지막 순간까지 주변을 걱정하는 말이었다. 그 말을 들은 지 며칠 지나지 않아, 아내는 조용히 눈을 감았다. 집 안은 고요했지만, 내 마음은 마치 큰 폭풍이 지나간 듯 휑하게 비어 있었다.
장례식 날, 딸의 짧아진 머리
통곡의 밤을 지나 장례식 당일.
나는 아내의 곁을 지키고, 아직 고등학생이던 딸은 집으로 돌려보냈다.
그런데 정작 장례가 시작될 시간이 다가와도 딸은 보이지 않았다. 괜히 걱정스러워 시계를 보던 순간, 문이 열리며 딸이 급히 들어왔다.
그 모습을 본 나는 무심결에 눈살을 찌푸렸다.
어깨까지 늘어져 있던 긴 머리카락이 어느새 짧게 잘려 있었기 때문이다.
“아무리 그래도, 이런 때 미용실에 갈 건 없잖아.”
나도 모르게 꾸짖듯 말했지만, 딸은 태연하게 대답했다.
“멋쟁이 엄마랑 하는 마지막 인사잖아.”
그 순간, 나는 더는 말을 잇지 못했다.
꽃과 함께 올린 ‘머리카락 한 줌’
장례식이 끝을 향해가고, 관 속 아내에게 꽃을 올리는 순서가 다가왔다.
딸은 조용히 앞으로 나섰다. 그런데 그 손에는 꽃다발이 아닌, 잘라낸 자기 머리카락이 들려 있었다. 딸은 그것을 꽃과 함께 아내의 손에 내려놓으며, 낮고 단단한 목소리로 말했다.
“엄마, 앞으로도 같이 있을 거야.”
그 한마디에 나는 무너졌다.
아내와의 약속을 지키겠다며 애써 울음을 참아왔는데, 딸의 그 행동 앞에서는 도저히 버틸 수가 없었다.
“…반칙이잖아.”
떨리는 목소리로 겨우 내뱉은 내 말에, 딸은 결국 눈물을 터뜨리며 내 품에 얼굴을 묻었다.
함께 살아가겠다는 마지막 이별의 다짐
그 순간, 우리는 같은 상실 속에서 서로를 껴안았다.
아내와의 약속은 끝내 지키지 못했지만, 대신 딸과 함께 살아가야겠다는 다짐이 그 자리에 뿌리내렸다.
지금도 내 기억 속에는 짧게 잘려 흔들리던 딸의 머리칼이 남아 있다.
그건 단순히 잘라낸 머리카락이 아니라, “앞으로 함께 살아가자”는 약속이자, 세상에서 가장 조용하고 깊은 증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