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부터, 미국 미시간주 앤아버(Ann Arbor)에서 활동해온 아티스트 데이비드 진(David Zinn)은 자신의 고향 거리, 인도, 벽 곳곳에 유쾌하고 다채로운 캐릭터들을 불러내 왔다. 그의 거리 예술 작품을 따라 걷다 보면, 마치 도시가 살아 숨 쉬는 하나의 무대처럼 느껴진다.
그의 최신 거리 예술 작품들 중에는 이런 장면들이 있다
조그만 장난꾸러기 외계인이 버튼 하나로 아스팔트를 폭발시키는 모습, 민들레 한 송이가 어린 공룡의 생일 케이크 위 초에 불을 붙여주는 순간, 그리고 무표정을 한 채 무심하게 벽 틈에서 고개를 내민 시큰둥한 개구리. 이처럼 데이비드 진의 상상력은 일상의 틈새마다 숨어들어, 우리가 무심히 지나치던 길 위에 기발한 이야기를 피워 올린다.
그의 작업은 대부분 분필로 그려진 일시적인 그림이다. 비가 내리면 사라지고, 시간이 지나면 바람에 닳아 없어지지만, 그 순간만큼은 도시가 미소 짓는다. 진은 이러한 작품들을 단순한 낙서가 아니라, 사람들의 하루 속에 잠시 스며드는 유머와 따뜻함의 흔적이라 여긴다.
지나가던 사람이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고, 또 다른 누군가가 웃으며 공유한다. 그렇게 한 도시의 길 위에서 시작된 작은 상상이 전 세계로 번져나간다.
데이비드 진의 더 많은 작품은 그의 공식 웹사이트에서 감상할 수 있으며, 그는 인스타그램을 통해서도 꾸준히 새로운 작업을 공개하고 있다.
거리를 걷다 무심히 발끝을 내딛는 그 순간, 당신의 발밑 어딘가에도 그의 또 다른 캐릭터가 살짝 고개를 내밀고 있을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