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건강과 시력 저하의 원인 및 예방법

눈리는 다섯 가지 감각 중에서도 시각에 의존하는 비중이 가장 높다. 출퇴근길의 스마트폰, 업무 중 모니터, 퇴근 후 TV 시청까지.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눈으로 정보를 받아들이며 살아간다. 그만큼 눈은 혹사당하기 쉽고, 시력 저하 역시 점점 흔해지고 있다. 그런데 눈 건강이 나빠지는 이유는 단순히 ‘많이 써서’만이 아니다. 구조적인 이유부터 환경적 요인, 생활 습관까지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눈은 어떻게 보나: ‘보는 구조’와 ‘초점의 비밀’

눈은 종종 카메라에 비유된다. 각막과 수정체가 빛을 굴절시켜 망막에 초점을 맺히게 하는 원리는 렌즈와 필름의 관계와 비슷하다. 이 과정에서 초점이 망막 위에 정확히 맺히면 사물이 선명하게 보인다. 그러나 초점이 어긋나면 흐릿해지고, 이것이 바로 근시나 원시, 난시 같은 ‘굴절 이상’의 시작이다.

근시는 안구가 앞뒤로 길어져 초점이 망막 앞에 맺히는 경우로, 먼 것이 잘 안 보인다.

원시는 초점이 망막보다 뒤에 형성돼 멀고 가까운 것이 모두 불분명할 수 있다.

난시는 각막이 울퉁불퉁해 빛이 일정하게 굴절되지 않아 사물이 겹쳐 보인다.

노안은 나이가 들며 수정체의 조절력이 약해져 가까운 곳이 흐릿하게 보이기 시작하는 상태로, 보통 40대 중반부터 본격적으로 느낀다.

시력은 유전적 요인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특히 성장기 청소년이라면 후천적인 생활 습관이 안구 성장에 큰 영향을 준다. 이 시기에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독서처럼 가까운 곳만 바라보는 시간이 많아지면 근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근시, 정말 피할 수 없는 걸까?

야외활동이 근시 진행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서울아산병원과 분당서울대병원 안과 전문의들도 “자외선 중 일부 파장이 눈에 들어오면 망막에서 근시를 억제하는 유전자가 활성화된다”고 설명한다. 문제는 대부분의 실내 유리창이 이 파장을 차단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실내에서 창밖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실제로 바깥에 나가 햇빛을 쬐는 것이 중요하다.

질병관리청의 권고에 따르면, 아이들이 하루 2시간 이상 야외활동을 할 경우 근시 발생률이 낮아지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현실은 야외활동보다 실내에서의 학습과 디지털 기기 노출 시간이 훨씬 길다. 따라서 학부모라면 자녀에게 의도적으로 바깥 시간을 늘려주는 것이 필요하다.

 

시력 저하의 원인 두 가지: 자외선과 건조

우리가 흔히 놓치는 두 가지 눈 건강의 적이 있다. 바로 자외선과 건조한 환경이다.

자외선은 피부뿐 아니라 눈에도 강한 손상을 준다. 특히 햇빛이 반사되는 바닷가, 고지대, 눈밭에서 강하게 작용한다. 이런 환경에서 장시간 노출되면 각막이 화상을 입는 설맹 증상이 생길 수 있다. 겉으로는 멀쩡해 보여도 수 시간 후 따끔거림, 충혈, 이물감, 눈물 흘림 등 심각한 불편이 따라온다. 대한안과학회는 겨울철 스키장이나 여름철 해변 방문 시 UV 차단 렌즈를 사용한 선글라스 착용을 권고한다.

또 하나는 ‘건조’다. 우리 눈은 표면에 얇은 눈물막이 형성되어 있어야 눈동자에 상처가 생기지 않는다. 그런데 현대인의 실내 환경은 대부분 건조하다. 냉난방기, 제습기, 모니터를 장시간 바라보는 일 등은 눈을 빠르게 말린다.

  • 콘택트렌즈
  • 에어컨
  • 컴퓨터

이 세 가지가 동시에 작용하면 눈 표면은 쉽게 손상되고, 염증성 질환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특히 콘택트렌즈는 눈물의 자연순환을 방해하므로 하루 12시간 이상 착용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눈이 마를 때마다 인공눈물을 넣는 습관도 눈물막 유지에 도움을 준다.

또한, 모니터는 눈보다 약간 아래에 위치시키는 것이 좋다. 눈을 위로 치켜뜨면 노출 면적이 넓어져 더 쉽게 건조해지기 때문이다.

 

눈 건강을 지키기 위한 실천 팁

눈 건강을 지키기 위한 실천 팁

하루 2시간 이상 야외활동을 권장한다. 특히 초등학생·중학생이라면 더욱 중요하다.

모니터와 눈 사이 거리는 최소 40cm 이상을 유지하자.

작업 중 1시간에 5분은 먼 곳을 바라보는 습관을 들이자. 이를 ‘20-20-20 법칙’으로도 부른다. 20분마다 20피트(약 6m) 떨어진 곳을 20초간 바라보는 방식이다.

자외선 차단 기능이 있는 선글라스를 야외 활동 시 착용하자.

공기청정기나 가습기를 활용해 실내 습도를 40~60% 수준으로 유지하자.

인공눈물은 무보존제 제품으로, 하루 3~4회 이상 사용해도 무방하다.

눈은 한 번 손상되면 되돌리기 어렵다. 그래서 더 미리, 더 꾸준하게 눈 건강 관리를 해야 한다. 특히 아이들의 눈은 어른보다 훨씬 더 예민하고 쉽게 변형되므로, 어릴 때부터 생활 속에서 눈 건강을 지키는 습관을 길러주는 것이 가장 큰 예방법이다. 오늘 하루, 당신의 눈은 얼마나 쉬고 있나? 이 글을 읽은 지금, 창밖의 먼 풍경을 바라보며 잠시 눈을 쉬게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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