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슬로 동부 기차역 앞에는 노르웨이의 제2차 세계대전 저항 조직을 기념하는 반짝이는 조각물이 설치되어 있다. 비요른 멜뷔 굴릭센이 제작한 이 작품은 망치로 나치 문양을 부수는 모습을 담고 있으며, ‘나치즘을 분쇄하라’는 제목을 갖고 있다.
이 조각물은 2015년에 공개되었으며, 오스발드 그룹의 생존자 다섯 명이 제막식에 참석했다. 설치 장소는 그들이 1942년 동부 기차역 폭탄 테러를 실행했던 현장으로, 그들의 활동 중 가장 잘 알려진 사건이다. 1941년부터 1944년까지 활발히 활동한 이 사보타주 그룹은 200명 이상의 회원으로 구성되어 있었고, 최소 110건의 작전을 통해 나치 점령군과 협력한 노르웨이 정부에 타격을 가했다.
아스뵈른 순데가 이끈 오스발드 그룹은 철도와 점령군을 지원하는 노르웨이의 산업 시설을 주요 표적으로 삼았다. 또한 노르웨이 내에서 위협이 된다고 판단된 게슈타포 요원들을 제거하기도 했다. 그러나 전쟁 이후 순데의 공산당 및 소련과의 연계로 인해 이 그룹은 사회적 지지를 잃었다. 순데는 이후 반역죄와 소련을 위한 스파이 활동으로 기소되었다.
1995년에 이들을 기리는 첫 기념 명판이 등장하면서 그들의 공로가 다시 인정받기 시작했다. 2013년에는 국방부 장관 앤-그레테 스트룀-에리히센이 남은 여덟 명의 회원을 기리며 “여러분은 어둠 속에서 활동한 사보타주 요원이었습니다. 이제야 여러분이 의심받고 배척된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합니다”라고 밝혔다.
‘나치즘을 분쇄하라’ 조각물의 디자인은 노르웨이 노동조합 연맹이 기념물을 의뢰한 후 진행된 공개 공모를 통해 선정되었다. 일부 미술 비평가들은 이 작품을 “진부하고 구식”이라고 평가했지만, 여전히 그들의 업적을 기억하는 상징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조각물의 받침대에는 아스뵈른 순데의 말이 새겨져 있다. “모든 나라, 모든 계급, 모든 사람들의 자유를 위해 싸울 가치는 있었다.” 이 문구는 그들의 투쟁이 단지 노르웨이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전 세계의 자유를 위한 것이었음을 알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