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억 년 전의 태고의 암석 틈에서 살아있는 미생물이 발견되었다. 암석 내에서 발견된 살아있는 미생물로는 지금까지 가장 오래된 사례다. 암석이 채취된 곳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백금 광상 중 하나로 알려진 남아프리카의 “부시벨트 화성암체(Bushveld Igneous Complex)”이다.
이 미생물은 도쿄 대학 등 연구팀이 발견했으며, 폐쇄된 암석 속에서 태고의 시절부터 살아남은 미생물은 지구 초기 생명에 대한 정보뿐만 아니라, 화성을 비롯한 지구 밖 생명체에 대한 힌트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20억 년 동안 암석 속에서 살아남은 미생물
지구 깊은 곳에는 태고의 시대부터 살아남은 것들이 존재한다. 암석에 갇힌 채 살아남은 미생물도 그 중 하나다. 이런 미생물들은 거의 진화하지 않기 때문에 지구 최초의 생명을 이해하는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
지금까지 태고의 미생물이 발견된 가장 오래된 암석은 1억 년 전의 것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미생물이 발견된 암석은 20억 년 전의 것으로, 그보다 훨씬 더 오래된 것이다. 이번 연구를 이끈 도쿄 대학 대학원 이학계 연구과의 지구 미생물학자 스즈키 요헤이 부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20억 년 전의 암석에서 생물이 존재할 수 있는지는 불분명했습니다. 지금까지 발견된 가장 오래된 살아있는 미생물은 해저에 있는 1억 년 전의 퇴적물에서 발견된 것이었죠. 그래서 이번 발견에 매우 흥분하고 있습니다. 이 미생물의 DNA나 게놈을 연구하면 지구 초기 생명의 진화를 이해하는 단서를 얻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암석은 남아프리카 남동쪽에 위치한 “부시벨트 화성암체(Bushveld Igneous Complex)”에서 채취되었다. 이곳은 마그마가 지표 아래에서 천천히 식어 형성된 지역으로, 두께가 최대 9km에 이르며, 홋카이도의 약 80%에 해당하는 면적(66,000km²)을 덮고 있다. 세계 백금의 약 70%가 여기서 생산되는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광상으로 알려져 있다.
부시벨트 화성암체의 특징은 그것이 형성되는 과정은 물론, 형성된 후에도 큰 변화가 없었다는 점이다. 그래서 오래된 미생물에게 안정된 서식지로 여겨지고 있다.
지구 초기 생명 및 지구 외 생명에 대한 힌트
이번에 스즈키 부교수 연구팀은 드릴로 지하 15m까지 파고 들어가, 길이 30cm가량의 암석 샘플을 채취했다. 이를 얇게 슬라이스하여 자세히 조사한 결과, 암석의 균열 속에 밀집해 살아가는 미생물의 세포가 발견되었다.
미생물이나 주변 점토에 포함된 단백질을 조사한 결과, 그것이 실제로 살아있고 드릴에 의해 오염된 것이 아님을 확인했다고 한다. 이처럼 균열 틈새 대부분은 점토로 가득 차 있어 미생물이 갇혀 있는 동시에 외부 물질이 침입하는 일도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발견은 지구의 옛날 생명에 대한 힌트일 뿐만 아니라, 스즈키 부교수는 지구 외 생명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 “지구뿐만 아니라 다른 행성의 지하에도 미생물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화성의 암석은 일반적으로 30억~40억 년 전의 매우 오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곳에서 미생물이 발견되고, 더 나아가 살아있는 미생물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밝혀진다면 큰 뉴스가 될 것이다. NASA는 화성 탐사차 “퍼서비어런스(Perseverance)”가 수집한 암석을 지구로 가져올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때 어떤 발견이 있을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