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진짜 못하는 것 같아…” 자기부정하는 아이에게 부모가 해줄 수 있는 말

아이가 “나, 진짜 못하는 것 같아…”라고 말했을 때 어떻게 반응하시나요?
“그런 말 하지 마”, “넌 충분히 잘하고 있어”, “이런 좋은 점도 있잖아”라고 다정하게 말해도, 아이의 표정이 좀처럼 밝아지지 않을 때가 있다.
오늘은 자기부정하는 아이의 마음을 어떻게 받아들이면 좋을지 함께 생각해보려 한다.

 

자기부정하는 아이의 말 뒤에 숨은 마음

‘나 같은 건…’ 자기부장하는 아이의 말 뒤에 숨은 마음

아이들이 “나 진짜 못해”, “나는 쓸모없어” 같은 자기부정적인 말을 할 때,
그건 실패나 일시적인 슬픔의 표현이 아니다.

우리는 자기부정하는 아이의 이런 말을 속상한 감정의 표현으로만 이해하지만,
그 감정 뒤에는 “나는 어떤 기준으로 나를 평가하고 있을까?” 하는 또 다른 문제가 있다.

예를 들어,

“시험에서 90점이야. 하지만 100점이 아니니까 나는 부족해.”

“저 친구보다 살이 쪘으니까 나는 못났어.”

“엄마가 기뻐하지 않으니까 난 가치 없는 사람이야.”

이 세 가지에 공통된 건, 누군가의 기준이나 조건부 가치관으로 자신을 판단한다는 점이다.
아이의 자기부정 뒤에는 내면화된 타인의 잣대, 다시 말해 삶의 기준이 자신이 아닌 외부에 있다는 문제가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이걸 놓친 채 “괜찮아, 힘내”처럼 감정만 다독이면, 아이는 “내 마음속 깊은 부분을 알아주지 못했다”는 아쉬움을 느끼게 된다.

물론 “넌 충분히 잘하고 있어”, “그 모습 그대로도 좋아” 같은 위로는 필요하다.
하지만 거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아이의 마음속에 이미 자리한 그 자기평가를 함께 새로 만들어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요즘 아이들은 가정, 학교, 그리고 SNS까지 여러 환경 속에서
자신도 모르게 한쪽으로 치우친 기준을 내면화하기 쉽다.

예컨대,

“운동이나 공부, 외모 중 하나는 남보다 뛰어나야 한다.”

“끈기 있게 노력하지 못하면 나는 가치 없는 사람이다.”

“SNS 팔로워가 적으면 친구가 없는 거야.”

이런 식의 왜곡된 평가 규칙이 아이의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을 수 있다.
그래서 부모가 해줄 수 있는 가장 큰 도움은 “그 생각, 정말 맞을까?” 하고 질문을 던져주는 것이다.

“100점이 아니면 안 된다고 생각한 건 언제부터였을까?”
“‘못하면 의미 없어’라는 말, 누가 처음에 한 걸까?”
“외모의 좋고 나쁨은 누가 정한 걸까?”
“친구가 많다고 꼭 행복한 걸까? 팔로워가 많으면 진짜 친구가 되는 걸까?”

이런 대화를 통해 아이가 스스로 자신의 내면화된 평가 기준을 바라볼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다른 시선으로 보기를 배우게 하는 일

다른 시선으로 보기를 배우게 하는 일

사실 아이뿐 아니라 어른도 마찬가지다.
누군가와 이야기하거나, 책을 읽거나, 다른 사람의 생각을 들으며
비로소 자신의 가치관을 돌아볼 수 있다.

하지만 아이들 중에는 “내 생각은 절대 바뀌지 않아”라고 믿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먼저, “너를 힘들게 하는 생각은 바꿔도 괜찮아”라는 메시지를 전해주는 게 중요하다.

부모가 아이와 함께 그 평가의 잣대를 다시 바라보기 시작하면, 아이는 서서히 깨닫는다.

“아, 다른 시선도 있을 수 있구나.”
“내가 믿는 게 꼭 진실은 아닐 수도 있네.”
“‘난 못해’라는 말, 어쩌면 내 생각이 만든 착각일지도 몰라.”

이렇게 다른 관점으로 생각하는 힘이 자라날 때,
아이는 서서히 자신을 유연하게 평가할 수 있는 기반, 건강한 자기존중감의 토대를 다져간다.

 


진짜 필요한 건, 아이가 스스로 가진 평가의 자를 함께 들여다보는 것.
“이건 정말 내 생각일까?”, “다른 방식으로도 볼 수 있을까?”
이런 질문을 던질 수 있을 때, 아이는 스스로를 억누르던 기준에서 한 걸음 물러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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