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늘보는 왜 느릴까?

열대우림의 나무 위에서 천천히 움직이는 나무늘보는 ‘느리고 게으르다’는 이미지로 잘 알려져 있고, 세계에서 가장 느린 동물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동물들 중 하나일 것이다. 그렇지만, 그들의 느린 움직임에는 생존 전략이 숨어 있다. 브라질과 파나마의 밀림에 사는 여섯 종의 나무늘보들은 왜 그렇게 느리게 움직일까? 그 느린 움직임으로 얻는 이득과 대가는 무엇일까?

 

나무늘보의 느린 움직임의 이유는 식단 때문

 

나무늘보가 느리게 움직이는 이유는 주로 그들의 식단에 있다. 나무늘보는 열대우림 덩굴에서 주로 잎, 과일, 꽃봉오리를 먹고 산다. 이들의 식단은 지방과 단백질이 거의 없고, 칼로리도 낮다. 그렇기 때문에 나무늘보는 에너지를 최대한 절약하며 살아가야 한다. 하루 평균 약 38미터만 이동하고, 땅 위에서는 30센티미터를 이동하는 데도 1분이 걸린다. 느린 움직임은 한정된 에너지를 최대한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생존 전략인 것이다.

또한 나무늘보의 소화 과정도 그들의 느린 생활 방식과 연결되어 있다. 이빨이 없는 나무늘보는 잎을 입술로 뜯어 먹고, 이렇게 섭취한 음식이 완전히 소화되기까지 최대 한 달이 걸릴 수 있다. 나무늘보의 신진대사 속도는 다른 포유류보다 40~45% 느리기 때문에, 적은 칼로리로도 생명을 유지할 수 있다. 천천히 소화하고 움직이면서 최소한의 에너지로 생존하는 것이 나무늘보의 방식이다.

 

느리다고 약한 것은 아니다

 

나무늘보는 나뭇가지에 몇 시간 동안 매달려 있을 수 있을 정도로 뛰어난 지구력을 가지고 있다. 덕분에 대부분의 시간을 나무 위에서 안전하게 보낼 수 있고, 포식자에게서 도망치기 위해 급하게 움직일 필요가 없다. 느리지만 이와 같은 나무늘보의 특성은 오히려 생존에 유리한 조건을 준다.

실제로 나무늘보의 느린 생활 방식은 자연에서 그들을 더 안전하게 만든다. 나무 위에서 생활하는 동안 나무늘보는 천적의 눈에 띄지 않도록 조용하고 천천히 움직인다. 이는 생존 확률을 높인다. 또한, 나무늘보는 천천히 움직이면서도 강한 발톱으로 나무에 단단히 매달리는 방식으로 자신을 보호한다. 이러한 방법으로 나무늘보는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위험을 줄이고, 포식자들로부터 안전하게 지낼 수 있다.

 

배변하다가 죽을 수도 있는 나무늘보

 

하지만 느긋한 생활에도 대가는 따른다. 그중 가장 큰 대가는 바로 ‘배변’이다. 나무늘보는 소화가 느리고 에너지가 적은 식단을 섭취하기 때문에 보통 일주일에 한 번 정도만 대변을 본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나무에서 내려와야 한다는 것이다. 지상으로 내려오면 포식자에게 쉽게 노출되기 때문에, 이때가 나무늘보에게는 가장 위험한 순간이다. 실제로, 나무늘보의 지상 배변 중 전체 사망률의 약 50%가 발생한다고 한다. 더구나 한 번의 배변으로 몸무게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양을 배출해야 하니, 배변 자체가 생존을 건 도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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