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은 단순히 손에 닿는 물체일 수도 있지만, 때론 우리 삶 속에 깊숙이 스며들어 기억과 감정을 자극하는 특별한 매개체이기도 하다. 한때 아이의 손에서 놀아주던 봉제 곰 인형은 그 시절의 웃음소리와 따뜻한 손길을 떠올리게 한다.
오래된 가족의 유품은 손때가 묻은 채로, 그리운 얼굴과 순간들을 조용히 되살려낸다. 하지만 예술가 로버트 스트라티에게 물건은 그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는 듯하다. 그의 ‘Fragmented’ 시리즈는 깨진접시의 파편에서 마치 숨겨진 이야기들이 한순간에 터져 나오는 것 같은 장면을 그려낸다.
깨진접시가 예술로

로버트 스트라티의 작품에서는 접시 위의 섬세한 무늬가 단순히 장식적 요소를 넘어선다. 그는 그 무늬의 흐름을 따라 잉크로 이야기를 이어나가며, 접시라는 그릇을 단지 음식을 담는 도구에서 새로운 이야기를 담아내는 시작점으로 전환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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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손끝에서 잉크는 접시의 가장자리를 넘어 종이 위로 흘러내리며, 마치 접시 속에 억눌려 있던 기억과 감정들이 자유롭게 풀려나는 순간을 포착한다. 이때, 물건이 가진 본래의 의미는 해체되고, 그 안에 담긴 이야기들은 새로운 형태로 재구성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