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디트로이트에서 한 소방관이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삶의 벼랑 끝까지 내몰렸다. ‘매트 두나이(Matt Dunay)’라는 이름의 이 남자는, 사람들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애쓰는 소방관이었으나, 정작 자신은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 갇혀 버린 듯한 기분에 사로잡혔다고 한다.
“더는 못 버티겠다. 모든 걸 여기서 끝낼까?”
그는 혼자 지하실로 내려갔다. 이미 눈물로 범벅이 된 얼굴, 손에는 장전된 총… 상황은 너무도 절망적이었다.
그런데 바로 그때, 그의 반려견 미아(Mia)가 망설임 없이 달려왔다. 딱히 말도 못 하고, 도움을 줄 수도 없었겠지만, 미아는 아무 조건도 없이, 오직 주인을 향한 무한한 애정만으로 온몸을 부딪쳐왔다. 그 순간 ‘매트 두나이’는 깨달았다.
“내가 지금 도대체 뭘 하려는 거지? 내 뒤에 남을 사람들은 어떻게 되는 걸까?”
길어야 몇 초 남짓이었지만, 뺨을 핥아주는 미아 덕분에, 그의 머릿속엔 오직 ‘극단적 선택’만을 재촉하던 무거운 구름이 잠시 걷히기 시작했다. 마치 칠흑 같은 어둠 속에 작은 손전등이 켜진 듯, 살고자 하는 마음이 되살아난 것이다.
벼랑 끝에 선 소방관
‘매트 두나이’는 7년 넘게 디트로이트에서 소방관으로 일해 왔다. 막을 수 없었던 죽음들도 수없이 지켜봐야 했고, 지옥처럼 처참한 화재나 사고 현장, 심지어 범죄 현장까지, 우리가 ‘출입금지’ 테이프 너머로만 보던 곳이 그에겐 일상이었다.
“거기서는 최악도, 그나마 다행스러운 순간도, 매일같이 마주치죠. 몸과 마음이 소진되는 건 시간문제였어요.”
끝없이 밀려드는 업무와 정신적 중압감, 그리고 경제적 어려움까지 겹치다 보니, 어느새 그의 마음 한구석엔 “다 포기하자. 이젠 힘들다”는 생각이 자리 잡게 되었다.
극단적 선택에서 구해준 반려견
그러던 2024년 8월 23일, ‘매트 두나이’는 “돌아갈 수 없는 지점에 다다랐다”고 느낀 나머지, 지하실로 내려가 혼자 총을 손에 쥐었다.
“정신 차려보니, 캄캄한 공간에서 눈물을 흘리며 탄을 장전하는 내 모습이 보이더군요.”
바로 그때, 장전 소리에 놀란 골든두들(Goldendoodle) ‘미아’가 황급히 뛰어들어왔다. “이러면 안 돼요!” 하고 외치듯 애정 공세를 퍼부었다.
“미아가 제 얼굴을 계속 핥고 있었어요. 순간 ‘아, 미아가 여기 있어 다행이다’라는 생각이 번뜩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찰나, 매트 씨의 머릿속을 스쳤다.
“내가 만약 여기서 끝을 내버리면, 내 가족은 어떻게 될까? 내 동료들, 내 주변 사람들은?”
그날 아침까지만 해도 지울 수 없었던 파멸의 생각이, 미아의 작은 행동 하나로 흔들린 것이다.
다음 날, 그는 형에게 총을 맡기고, 소방관 지원 전문시설 ‘IAFF 센터 오브 엑설런스(IAFF Center of Excellence)’에 연락했다. 그리고 2주가 채 되지 않아, 그곳에서 전문적인 상담과 치료를 받으며 새로운 희망을 보게 되었다.
다시 걸어갈 힘을 얻다
‘매트 두나이’가 시설에서 돌아온 이후, 반려견 미아는 전보다 훨씬 그 곁을 지켜주고 있다고 한다.
“전에 미아는 저를 좋아하긴 했어도, 이렇게 항상 무릎 위에 올라오거나 제 얼굴을 핥진 않았거든요. 이제는 매일같이 제 옆을 떠나지 않으려 해요. 프리스비 놀이를 하거나 함께 산책도 자주 나가고요.”
그 덕분일까. ‘매트 두나이’는 더 이상 어두운 생각에 사로잡히지 않고, 스트레스도 예전보다 훨씬 잘 관리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한창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려던 찰나, 또 다른 비극이 닥쳤다. 바로 그의 동료 소방관 한 사람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다. 충격과 슬픔에 빠진 그는 결심했다.
“내가 받은 도움과 내가 경험한 지옥 같은 시간을, 세상에 알려야겠다. 그래야 지금도 발버둥 치고 있는 누군가가 한 걸음이라도 빨리 구원받을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그는 SNS와 언론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제발 멈추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세요. 어떻든 살아가다 보면, 반드시 도움을 얻을 기회가 옵니다. 제가 그 ‘살아 있는’ 증거예요.”
이제 ‘매트 두나이’는 자신의 이야기를 통해, 누군가의 어두운 터널에 작은 빛줄기가 되어주고 싶다고 한다. 생사를 다루는 소방관조차, 때론 스스로를 구하지 못할 정도의 스트레스에 시달린다는 사실이 낯설기도 하지만, 그만큼 마음 건강에 대한 관심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금 실감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