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에도시대 말기의 대표 화가 가쓰시카 호쿠사이의 걸작, “가나가와 해변의 높은 파도 아래”를 비롯한 “후지산이 보이는 36경” 시리즈를 도쿄의 베이커리 브랜드 ‘카타누키야’가 두 종류의 한정판 디저트를 공개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두 가지 서양 디저트를 캔버스로 삼았다. 하나는 독일의 바움쿠헨(Baumkuchen), 또 하나는 프랑스의 마카롱(Macaron). 두유, 버터, 계란, 설탕으로 정성껏 구워낸 이 두 디저트는 가쓰시카 호쿠사이의 섬세한 색감과 붓 터치까지 재현한 예술 작품으로 재탄생했다.
이를 가능하게 한 것은 바로 고해상도 식품 전용 프린터인데, 표면이 매끈한 흰색 케이크와 마카롱 위에 정교한 색상을 층층이 입혀, 마치 목판화 속 색의 농담이 살아 움직이는 듯한 생생함을 완성했다.
바움쿠헨, 먹을 수 있는 3D 아트
바움쿠헨은 여러 겹의 반죽을 한 층씩 따로 구워 쌓아 올리는 케이크로, 결이 살아 있는 단면이 특징이다. 카타누키야는 이 구조를 활용해, 맨 위층에 계란 흰자로 만든 스폰지 반죽을 올려 인쇄의 색이 깨끗하게 표현되도록 했다.
이 케이크의 특별한 점은 단지 프린팅에만 있지 않다. 디저트를 단순히 먹는 것이 아니라, 참여할 수 있는 아트 작품으로 만든 것이다.
이미지가 그려진 부분에 따라 절취선처럼 얕게 커팅이 들어가 있어, 손님이 직접 그림 윤곽을 따라 조각을 떼어내면 입체적인 3D 케이크 작품이 완성된다.
이 시리즈에는 “가나가와 해변의 높은 파도 아래”, “오와리국 후지미가하라 들판”, “청명한 아침의 시원한 바람” 등의 대표작이 프린팅되어 있다.
가쓰시카 호쿠사이 마카롱, 둥근 대신 길게, 풍경을 담다
카타누키야는 이번에 마카롱에도 가쓰시카 호쿠사이의 감성을 담았다. 다만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마카롱의 둥근 모양 대신, 가로로 긴 형태를 선택했다. 이 덕분에 더 넓은 공간에 풍경화의 디테일을 담을 수 있게 되었다. 마카롱에는 아래처럼 총 8가지 풍경화가 인쇄되어 있다.
가나가와 해변의 높은 파도 아래
정상 아래의 뇌우
후카가와의 만넨교 아래
오와리국 후지미가하라 들판
카이 쿡 가지카자와
사가미국 에노시마
고텐야마와 시나가와
청명한 아침의 시원한 바람
각각의 디저트는 가쓰시카 호쿠사이의 자연관을 미니어처로 옮겨 놓은 듯하며, 작은 과자 하나에도 바람, 파도, 구름의 결이 느껴질 만큼 섬세하게 표현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