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호박 곰팡이 난 것 먹어도 되나? 아이 있는 집에서 꼭 알아둘 카비 위험 신호 5가지

튀김, 조림, 샐러드까지 두루두루 쓸 수 있는 채소가 단호박이다. 그런데 막상 요리하려고 꺼내보니 곰팡이가 피어 있을 때가 있다. “이 정도면 떼어내고 써도 될까?”, “아깝지만 그냥 버려야 하나…” 하고 고민하게 되기도 하지만, 단호박 곰팡이는 어떻게 생긴 곰팡이인지 구별 기준만 알고 있으면 훨씬 수월하게 판단할 수 있다.

이 글에서 다루는 단호박 곰팡이 구별법과 단호박을 오래 두고도 안전하게 먹는 보관법만 익혀두면, 언제든 안심하고 달콤하고 맛있는 단호박 요리를 즐길 수 있을 거다.

 

단호박 곰팡이 난 부분만 떼면 먹어도 될까?

단호박 곰팡이 난 부분만 떼면 먹어도 될까?

일반적으로 단호박에 곰팡이가 핀 걸 발견했다면, 곰팡이가 보이는 부분만 도려냈다 해도 먹지 않는 편이 안전하다. 눈에 보이는 곰팡이 양이 조금이어도, 곰팡이가 생긴 단호박은 과감히 버리는 게 좋다. 우리가 보는 곰팡이는 눈에 보이지 않는 균사를 식재료 속 깊숙이 뻗어 가는 성질이 있어서 겉에 보이는 부분만 잘라내도 안쪽에는 이미 균사가 퍼져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곰팡이 종류에 따라, 가열해도 분해되지 않는 곰팡이독(마이코톡신)을 만드는 경우도 있다. 이 독소는 식중독을 비롯해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

 

단호박에 곰팡이가 잘 생기는 이유

단호박에 곰팡이가 잘 생기는 이유

단호박 곰팡이가 생기는 이유곰팡이가 잘 자라기 위한 네 가지 조건인 영양분·수분·온도·산소를 단호박이 만족시키는 식재료이기 때문이다. 곰팡이는 당분을 먹고 자라는데, 단호박은 달고 영양도 풍부해서 그야말로 곰팡이 입장에선 최고의 밥상이다.

또 곰팡이는 습기를 좋아하는데, 단호박도 수분을 꽤 많이 품고 있는 채소다. 특히 씨와 씨 주변의 속(태좌·씨 근처 섬유질 부분)에는 수분이 집중돼 있어서, 곰팡이가 제일 먼저 생기기 쉬운 자리라고 한다. 여기에 곰팡이가 가장 활발해지는 20~30℃ 정도의 쾌적한 온도, 그리고 자라기 위해 필요한 산소까지 더해지면, 공기 중을 떠다니던 곰팡이 포자가 단호박 표면에 붙는 순간부터 순식간에 증식하기 시작한다.

그래서 특히 기온과 습도가 함께 올라가는 장마철·여름철에는 단호박 보관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

색과 모양으로 구분하는 단호박 곰팡이 3종류

색과 모양으로 구분하는 단호박 곰팡이 3종류

단호박에 생기는 곰팡이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 흰 곰팡이
  • 검은 곰팡이
  • 초록(청록) 곰팡이

각각 어떤 특징이 있는지, 또 어떻게 구별하면 되는지 하나씩 살펴보자.

 

1) 흰 곰팡이의 특징과 구별법

단호박에 붙어 있는 하얀 것은 위험한 흰 곰팡이일 수도 있고, 먹어도 괜찮은 전분일 수도 있어서 먼저 구별이 필요하다.

위험한 흰 곰팡이는 주로 씨나 씨 주변의 속처럼 습기가 많은 부분에 잘 생긴다. 보송보송한 솜이나 먼지 같은 모습으로 번지기도 하고, 코를 가까이 대면 곰팡이 특유의 쾨쾨한 냄새가 날 때도 있다.

한 번 흰 곰팡이가 보이기 시작했다면, 이미 눈에 보이지 않는 곳까지 퍼져 있을 가능성이 크다. 이 중에는 건강에 해를 줄 만큼 독성이 강한 종류도 있으므로, 발견했다면 미련 갖지 말고 버리는 게 안전하다.

반대로 단호박의 절단면이 말라서 하얗게 보이는 것은 곰팡이가 아니라 전분일 가능성이 높아, 먹어도 문제 없다. 그래서 흰색이 보일 때는 솜처럼 보송보송 피어 있는지, 어디 부분에 생겼는지(씨·속 주변인지, 잘려진 단면인지) 이 두 가지를 기준으로 곰팡이인지 전분인지 가려보면 된다.

 

2) 검은 곰팡이의 특징과 구별법

검은 곰팡이의 특징과 구별법

단호박 껍질에 보이는 검은 점은 먹어도 괜찮은 상처·흑반인 경우도 있고, 위험한 검은 곰팡이인 경우도 있다.

껍질 겉면에 오돌토돌한 사마귀처럼 살짝 튀어나온 점, 혹은 얕게 긁힌 자국 같은 검은 부분은 단호박이 자라는 과정에서 생긴 흔적이다. 속까지 변색이 퍼져 있지 않다면, 그 부분만 도려내고 먹어도 괜찮은 편이다.

하지만 얼룩처럼 넓게 번져 보이거나, 덩어리·입자처럼 모여 있는 검은 것은 위험한 검은 곰팡이일 수 있다. 검은 곰팡이는 껍질에만 머무르지 않고, 씨나 씨 주변 속까지 번져 있는 경우가 많고, 만져 보면 물컹물컹하게 눌리거나 이상한 냄새가 나는 게 특징이다.

이런 타입의 검은 곰팡이는 겉만 도려내도 안쪽에 이미 균사가 남아 있을 수 있다. 흰 곰팡이에 비하면 독성은 낮지만, 이미 신선도는 떨어진 상태이기 때문에 역시 먹지 말고 버리는 편이 좋다.

 

3) 초록색 곰팡이의 특징과 구별법

초록 곰팡이는 단호박 껍질 색과 비슷해서 눈으로 구별하기 까다로운 위험한 곰팡이다. 색은 초록 또는 청록색을 띠고, 솜뭉치처럼 보이거나 가루가 앉은 듯한 모습으로 피는 경우가 많다. 단호박 껍질 일부가 유난히 진한 초록색으로 보이거나, 푸른빛이 도는 부분이 있다면 이 곰팡이일 수 있다.

또, 방치된 흰 곰팡이가 시간이 지나면서 초록 곰팡이로 변하는 경우도 있으니, 흰색이 보였을 때부터 조심하는 게 좋다. 껍질 색과 잘 구별이 안 될 때는 과감히 잘라 속을 확인하는 방법이 좋다. 초록 곰팡이는 안쪽까지 진행되어 있는 경우가 많아서, 속살까지 색이 변해 있지는 않은지, 이상한 냄새나 끈적거림이 없는지 이걸 유심히 보는 게 중요하다.

초록 곰팡이는 알레르기·천식·식중독의 원인이 될 수도 있고, 일부만 도려내도 균사가 남아 있을 위험이 있으므로, 발견했다면 무조건 버리는 게 상책이다.

 

곰팡이 난 단호박을 먹어버렸다면?

만약 모르고 곰팡이 난 단호박을 먹어버렸다면, 다음 순서대로 대응하는 게 좋다.

  • 우선 입을 헹구고 상태를 지켜본다
  • 구토·설사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에 간다
  • 임의로 지사제(설사약)는 먹지 않는다

먼저 물로 입안을 여러 번 헹궈 입 안에 남아 있을지 모르는 곰팡이를 씻어내는 게 좋다. 먹은 양이 아주 적다면 아무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많다고 하니, 당장은 경과를 관찰하면서 몸 상태를 살펴보면 된다.

보통은 섭취 후 1~2시간 사이에 구토나 설사가 시작될 수 있다고 하니, 그런 증상이 나타나면 바로 의료기관을 찾는 게 안전하다. 

구토와 설사는 몸속의 독소를 밖으로 내보내려고 하는 정상적인 방어 반응이다.

 

곰팡이만이 아니다 냄새·질감도 부패 신호

곰팡이만이 아니다 냄새·질감도 부패 신호

겉으로 곰팡이가 안 보여도, 이미 먹으면 안 되는 상태일 수 있다. 이런 단호박은 오감으로 확인하면 어느 정도 걸러낼 수 있다.

  • 먼저 손으로 만져본다.
  • 부분적으로 물컹물컹하게 눌리는 곳이 있다
  • 껍질이나 속이 미끈미끈·끈적거리는 느낌이 난다

이런 경우 이미 부패가 진행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속이 물처럼 흐르거나, 잘랐을 때 실처럼 끈적거리며 늘어나는 경우도 마찬가지로 먹지 않는 게 좋다.

냄새도 중요한 기준이다.

  • 시큼한 냄새, 썩은 냄새가 난다
  • 조리해서 먹었는데 맛이 살짝 시큼하거나 이상한 쓴맛이 느껴진다

이럴 땐 이미 상했을 가능성이 크니, 더 이상 먹지 말고 중단하는 게 좋다.

단, 곰팡이는 아니지만 약품 냄새나 곰팡이 같은 특유의 냄새가 나는 단호박도 있다. 이는 단호박 자체의 생리 현상으로, 먹어도 인체에 해는 없다.

다만, 이런 경우는 가열해도 냄새나 쓴맛이 남을 수 있어서, 맛있게 먹기엔 좀 애매할 수 있다.

 

이제 곰팡이 걱정 끝! 단호박 상태별 올바른 보관법

이제 곰팡이 걱정 끝! 단호박 상태별 올바른 보관법

단호박을 곰팡이 없이 오래 보관하면서 맛까지 지키려면, 어떤 상태인지에 따라 보관법을 달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여기서는 통 단호박 자른 단호박 찐 후 으깬 단호박, 이 세 가지 상황별로 최적의 보관법을 정리해본다.

 

1) 통 단호박 보관법

껍질째 온전한 상태의 단호박은 잘만 보관하면 상온에서 1~2개월은 거뜬히 두고 먹을 수 있다. 이 기간 동안 후숙이 진행되면서 당도가 더 올라가는 장점도 있다.

먼저 겉에 흙이 묻어 있다면 깨끗이 씻어낸 뒤, 물기를 완전히 말려준다. 여기서 물기가 남으면 그 부분부터 곰팡이가 올라오기 쉽다.

이후 보관법은 계절에 따라 조금 달라진다.

▸ 겨울처럼 서늘한 계절

  • 단호박 전체를 신문지 등으로 감싼다
  • 바람이 잘 통하는 서늘한 그늘(냉암소)에 상온 보관
  • 적정 온도는 약 10℃ 전후
  • 꼭지는 위쪽으로 해서 두고, 고온다습한 곳은 피한다

이렇게 하면 자연스럽게 후숙이 진행되면서 단맛도 더해지고, 곰팡이도 덜 생긴다.

▸ 여름처럼 상온이 너무 더운 계절

실내 온도가 너무 높아 상온 보관이 어렵다면, 마찬가지로 신문지로 감싼 뒤 비닐봉지에 넣어 밀봉하지 말고 살짝 입구만 접어 냉장고 야채칸에 넣어 둔다

이렇게 하면 여름에도 비교적 상하지 않고 신선도를 유지하기 쉽다. 다만 통째 냉장 보관의 경우는 2~3일 정도가 기준으로, 그 이상 두고 싶다면 잘라서 냉동 보관하는 편이 좋다.

 

2) 자른 단호박 보관법

한 번 자른 단호박은 통짜일 때보다 훨씬 빨리 상하기 쉬워진다. 그래서 손질을 얼마나 꼼꼼하게 해두느냐가 보관 기간을 좌우한다.

며칠 안에 다 쓸 거라면 → 냉장

오래 두고 나눠 쓰고 싶다면 → 냉동

이렇게 나눠 생각하면 된다.

▸ 냉장 보관

  • 먼저 스푼 등으로 씨와 씨 주변 속(태좌)을 말끔히 긁어낸다.
  • 그 부분에 남아 있는 수분을 키친타월로 꼼꼼히 닦아낸다.
  • 잘린 단면이 마르지 않도록 랩을 빈틈 없이 밀착해서 감싼다.
  • 냉장고 야채칸에 넣어 보관한다.

이렇게 해두면 3~4일 정도는 맛과 식감이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

▸ 냉동 보관

한 통을 다 못 쓸 것 같다면 냉동이 더 경제적이다.

  • 사용하기 좋은 크기(한 입 크기, 조림용 크기 등)로 4~5조각씩 나눈다.
  • 각 조각을 랩으로 단단히 싸고
  • 냉동용 지퍼백에 넣은 뒤 공기를 최대한 빼서 밀봉한다.
  • 냉동실에 보관한다.

랩 + 지퍼백 2중 포장을 해두면, 건조나 산화로 인한 변색과 식감 저하를 줄이면서 약 2주 정도는 무난히 보관할 수 있다.

조금 더 오래 두고 싶다면, 먼저 전자레인지로 살짝 익혀서 냉동하는 방법도 있다.

  •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 후
  • 2~3분 정도 가볍게 가열
  • 완전히 식히고, 표면 물기를 닦아낸 뒤
  • 랩으로 싸고 냉동용 봉투에 넣어 공기를 빼고 냉동

이렇게 하면 약 1개월 정도까지 보관 가능하다. 다만 통째 보관할 때보다는 상하기 쉬우니, 너무 오래 묵혀두지 말고 최대한 빨리 사용하는 게 좋다.

 

3) 으깬 단호박 보관법

단호박 샐러드, 고로케 등을 만들 예정이라면, 아예 한 번 쪄서 으깬 상태로 냉동해 두는 것도 편리하다.

  • 단호박을 쪄서 또는 전자레인지로 익힌 뒤
  • 뜨거울 때 포크나 으깨는 도구로 부드럽게 마시 상태로 만든다
  • 식힌 뒤, 1회 사용할 양씩 나눠 랩에 납작하게 포장
  • 냉동용 봉투에 모아서 넣고 냉동

이렇게 하면 약 2주 정도 보관 가능하다.

냉동한 단호박 마시는 완전히 해동하지 않고 바로 조리에 넣는 편이 좋다. 완전 해동 후 사용하면 물기가 빠지고 식감이 질어질 수 있다.

전자레인지로 살짝만 데워 사용하면 다음 조리가 훨씬 수월해진다. 다만 너무 오래 돌리면 수분이 날아가 맛이 떨어질 수 있으니, 중간중간 상태를 보면서 조금씩 돌리는 게 요령이다.

 

단호박, 제대로 알고 보관하면 더 오래·더 안전하게 즐길 수 있다

지금까지 단호박에 생기는 곰팡이의 종류와 구별법, 그리고 곰팡이 없이 잘 보관하는 방법까지 쭉 살펴봤다. 사 온 단호박에 곰팡이가 보이면 아깝고 속상하지만, 곰팡이가 확인된 단호박은 과감히 버리는 것이 가장 안전한 선택이다.

다만, 곰팡이로 착각하기 쉬운 무해한 전분도 있으니, 위에서 정리한 특징을 떠올리면서 차분히 상태를 확인해보면 좋다.

올바른 보관법만 지켜주면, 단호박은 생각보다 꽤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는 채소다.

오늘부터는 집에 들여온 단호박이 지금 어떤 상태인지, 통째인지, 잘랐는지, 으깬 상태인지 한 번 더 체크하고, 거기에 맞는 보관법을 골라서 실천해보면 좋겠다.

REFER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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