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개미 중에는 농업을 하는 개미들이 있다. 이들은 버섯밭에서 균류를 키우며, 이를 먹고 살아간다. 개미 농업이 어떻게 시작되었을까? 그 시작은 약 6600만 년 전, 공룡을 멸종시킨 소행성 충돌이 계기였을 가능성이 높으며, 대멸종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균류를 재배하는 법을 배운 것이라고 한다.
농업은 인류의 발명품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사실 곤충들은 그보다 훨씬 이전부터 농업을 시작했다. 예를 들어, 개미 중에는 버섯(정확히는 ‘균류’)을 키워 이를 먹고 사는 종 중, 특히 고도로 발달된 종은 잎꾼개미다.
북미 동남부부터 중남미의 열대 우림 지대에 널리 서식하는 이들은 나뭇잎을 잘라내어 둥지로 가져가고, 이를 이용해 균류를 키워 먹이로 수확한다. 이러한 개미들은 무작위로 균류를 선택하지 않으며, 특정 개미는 정해진 균류만을 재배한다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개미와 균류의 공생 관계가 어떻게 시작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려지지 않았다. 하나의 문제는 개미들이 재배하는 균류의 ‘야생종’에 대해 잘 이해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에서는 브라질 상파울루 주립대학 생명과학 연구소와 미국 국립자연사박물관을 비롯한 국제 팀이 개미와 균류의 방대한 양의 DNA를 조사하여 개미 농업의 진화 역사를 밝혀냈다.
이로부터 떠오른 사실은, 개미 농업이 공룡을 멸종시킨 약 6600만 년 전의 소행성 충돌로 인한 대멸종이 계기가 되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이다.
이번 연구에서는 균류 475종과 개미 276종의 DNA를 채취하여 연구했다. 여기에는 농업을 하는 종과 하지 않는 종이 포함되었으며, 2000개 이상의 유전자를 비교하여 종들의 관계를 밝혀냈다.
이 분석은 개미가 하는 농업의 종류에 따라 그룹을 나누었다. 예를 들어, 효모를 재배하는 그룹, 능선버섯을 재배하는 그룹, 혹은 농업에 적응한 균류를 재배하는 더욱 정교한 농업을 하는 그룹 등이 있다. 이 그룹을 분석한 결과, 효모로 농업을 하는 개미와 능선버섯으로 농업을 하는 개미는 매우 가까운 관계에 있으며, 하나의 조상 종에서 갈라져 나왔다는 것이 밝혀졌다.
이러한 농업 개미들의 공통 조상을 추적해본 결과, 이들은 백악기 말기에 일어난 대멸종을 경험한 것으로 보인다. 즉, 소행성 충돌로 공룡이 멸종했을 시기를 살아남은 것이다. 이 연구는 개미가 어떻게 농업을 시작했고, 어떻게 진화했는지에 대한 더 명확한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다. 이는 놀랍게도 소행성에 의해 환경이 급격히 변화하며, 먹이가 부족해진 지구에서 개미가 생존하기 위해 고안한 생존 기술이었을 수 있다.
이 연구는 “Science”(2024년 10월 3일 자)에 게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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