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미국 워싱턴주에 위치한 세인트 헬렌스 산이 대폭발했을 때, 용암이 흘러내려 주변 일대가 모두 불타버렸다. 그 참혹한 광경을 본 연구자들은 시험 삼아 고퍼(Gopher)를 24시간 동안 그곳에 풀어놓았다. 단 하루 동안 풀어놓았을 뿐인데, 이 쥐들이 땅을 갈아엎어 준 덕분에 그 지역은 순식간에 식물이 다시 자라났다. 화산폭발 영향 이후, 40년이 지난 지금, 그 “경작 효과”가 생태계를 풍성하게 만들어 주고 있는 것이 확인되었다고 한다.
중앙 및 북미에 서식하는 “고퍼(Gopher)”는 지하에 광대한 터널을 파는 것으로 알려진 설치류의 일종이다. 이들은 거의 지상으로 나오지 않으며, 대부분의 시간을 지하에서 먹이를 찾으며 보낸다. 농작물의 뿌리를 먹는 경우도 있어서 해충 취급을 받기도 하지만, 이들은 인간 외에 농사를 짓는 것으로 알려진 유일한 포유류이기도 하다.
1980년 세인트 헬렌스 산이 폭발하면서 용암이 흘러 주변은 온통 화산폭발 영향으로 불모지로 변했다. 당시 연구자들이 불타버린 땅에 고퍼를 풀기로 한 이유는 이들이 틀림없이 땅을 갈아엎어 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용암이 식어 굳은 땅에서는 식물이 쉽게 자라날 수 없다. 1983년 화산 주변에 자갈투성이의 땅에 단 12종의 식물만이 자라고 있었으며, 몇몇 새들이 씨앗을 떨어뜨리긴 했으나, 그 씨앗에서 나온 묘목은 자라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하지만 고퍼가 땅을 파게 되면, 유익한 박테리아와 균류가 파헤쳐지면서 그것이 식물의 성장을 도울 것이라 생각했던 것이다. 특히 중요한 것은 “균근균”이라고 불리는 균류다. 균근균은 식물과 공생하며 식물 뿌리의 세포로 들어가 영양분을 제공하고, 땅 속 병원균으로부터 식물을 보호하기도 한다.
이와 관련해 캘리포니아 대학 리버사이드의 미생물학자인 마이클 앨런 박사는 보도자료에서 다음과 같이 설명했습니다.
“일부 잡초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식물은 필요한 모든 영양분과 물을 스스로 얻을 수 없습니다.” “균류는 이러한 자원을 식물에게 공급하고, 그 대가로 자신들의 성장을 위한 탄소를 받습니다.”
안 되면 말지 하는 마음으로, 연구팀은 고퍼를 실험적으로 두 구획에 단 하루만 풀어놓았다. 고퍼는 울타리로 둘러싸인 지역에서 자갈투성이의 땅을 파헤치며 하루를 보냈다. 그러자 놀랄 만한 효과가 나타났다. 고퍼가 풀린 구획에는 새로운 생명이 폭발적으로 확산되었다.
실험 후 6년이 지나자 고퍼가 풀린 구획에는 4만 그루의 식물이 번식했지만, 나머지 지역은 여전히 불모지로 남아 있었다. 하지만 40년이 지난 지금, 앨런 박사 등 연구팀의 최신 연구 결과에서는 이 고퍼의 경작 효과가 여전히 유지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고퍼가 도입된 장소와 그렇지 않은 장소는 현재도 박테리아와 균류의 커뮤니티에 차이가 있는 것이다.
이번 연구는 세인트 헬렌스 산의 회복 중인 숲에서 미생물 군집 구조를 주제로 다루었으며, 고퍼의 경작 효과 외에도 또 다른 측면에서 균류의 중요성을 밝혀냈다. 그것은 세인트 헬렌스 산의 한쪽에 펼쳐진 오래된 침엽수림이다.
화산 폭발 당시 화산재가 소나무, 전나무, 베이 전나무 같은 나무들을 덮쳐 그 열로 인해 침엽이 떨어지는 피해가 발생하면서, 이 숲이 파괴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 이 나무들은 자체적으로 균근균을 보유하고 있었으며, 떨어진 침엽에서 영양분을 흡수해 다시 빠르게 성장했다. 반면, 폭발 이전에 나무들이 벌채되었던 산의 반대쪽 땅은 40년이 지난 지금도 거의 변화가 없었다. 균근균을 보충해 줄 침엽이 없었기 때문에 여전히 아무것도 자라지 않은 것이다. 생태계는 모든 것이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이를 매개해주는 동물들, 균류, 그리고 눈에 보이지 않는 박테리아와 같은 존재들을 무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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