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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리다에서 피자 배달하면 악어도 만날 수 있다?

피자 배달

미국 플로리다주에선 악어가 워낙 흔해서 피자 배달원조차 긴장을 늦출 수 없나 보다. 말 그대로 동네 곳곳에 악어가 숨어 있어 언제 어디서 나타날지 모르는 일이기 때문이. 피자 배달을 갔다가 악어와 맞닥뜨리는 황당한 일이 실제로 벌어졌다.

미국 플로리다, 피자 배달 중 맞닥뜨린 뜻밖의 손님… 차 밑에 숨어 있던 ‘악어’

때는 지난 2024년 3월 9일 저녁, 플로리다주 경찰서에 긴급 전화가 걸려왔다. 다급한 신고 내용은 “동네 주택가에 커다란 악어가 어슬렁거린다”는 것이었다. 이에 현장에 도착한 트롤슨 경관은 예상보다 훨씬 커다란, 몸길이 약 2.4m짜리 악어가 민가 주변을 천천히 돌아다니는 모습을 발견했다. 이 녀석은 느릿느릿 길을 가로지르더니 근처에 주차된 차량 아래로 슬쩍 몸을 숨겼다. 하필 그 차가 주차된 집이 문제가 됐다. 이 집은 바로 피자를 주문해놓고 기다리는 중이었기 때문이다.

그 무렵 사정을 전혀 모르던 여성 피자 배달원 ‘헤일리 베이커’가 목적지 앞에 차를 세우고 내렸다. 피자를 들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집 쪽으로 향하던 그 순간이었다. 트롤슨 경관이 급히 달려 나오며 소리쳤다.

“잠깐, 거기 서요! 차 밑에 악어가 숨어 있어요!”

순간 상황을 전혀 파악하지 못한 피자 배달원은 얼어붙듯 그 자리에 멈춰 섰다. 하필이면 그는 얼마 전 뉴욕에서 플로리다로 이사한 사람이었다. 플로리다 주민들에겐 도심 속을 배회하는 악어 정도는 흔히 있는 일이지만, 뉴욕 출신 그녀에게 악어란 그야말로 동물원이나 TV에서나 보던 존재였다. 현실에서 불과 몇 미터 앞에서 실제 악어를 만날 줄은 꿈에도 몰랐던 것이다. 얼마나 놀랐을까.

황당함과 당혹스러움에 한동안 움직이지 못하는 피자 배달원을 보며, 트롤슨 경관이 대신 피자를 배달해주겠다고 나섰다. 한편, 피자를 주문한 집에선 고령의 여성 주민이 배달 상황을 궁금해하며 밖으로 나오고 있었다. 그런데 현관문을 연 이 여성은, 자신을 향해 급히 뛰어오는 경관을 피자 배달원으로 착각했다. 아무렇지도 않게 지갑을 꺼내 들며 말했다.

“피자 왔군요. 얼마예요? 잔돈은 있어요?”

트롤슨 경관은 난감해하며 얼른 상황을 설명했다. “지금 차 밑에 악어가 숨어 있습니다. 집 뒤쪽으로 돌아가 피자를 받을 수 있겠어요?” 그러나 의외로 이 주민의 반응이 참 재미있었다. 그녀는 무서워하거나 당황하기는커녕, “집 근처까지 악어가 왔다니 이거 웬 횡재야!”라는 표정으로 오히려 악어의 출현을 신기해했다. 심지어 기념사진까지 찍고 싶다고 나섰다.

어쩔 수 없이 트롤슨 경관이 “가까이 가면 위험하니 제가 대신 찍어드리겠다”고 제안하며 여성을 진정시켜야 했다. 그렇게 한바탕 소동을 치른 뒤 악어는 무사히 포획되었고, 별다른 사고 없이 사건은 종료됐다. 자칫 큰 사고로 번질 수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는 배달원도 집주인도 큰 피해 없이 평온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한편, 첫 출동에서부터 악어와 조우하는 바람에 정신이 쏙 빠진 베이커 씨는 경찰관의 도움 덕분에 간신히 피자를 배달할 수 있었다. 그녀는 이후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