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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거 국립공원에서 20마리의 사자 무리를 쫓아낸 아프리카 코끼리

“백수의 왕’이라 불리며 야생의 제왕 자리에 군림하는 사자. 하지만 그들 역시, 굳이 무의미한 싸움을 벌이면서까지 위엄을 뽐내고 싶어 하진 않는 듯하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크루거 국립공원에서 사자 무리가 아프리카 코끼리 한 마리에 의해 쫓겨나는 장면이 촬영됐다.

 

크루거 국립공원에서 휴식 중인 사자 무리에게 다가온 아프리카 코끼리

이 영상은 사진작가 “디온 켈브릭”가 촬영한 것이다. 영상의 시작은 약 20마리의 사자 무리가 마른 강바닥 가장자리에서 평화롭게 휴식을 취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그런 그들 앞에, 왼쪽에서 아프리카 코끼리 한 마리가 천천히 다가오기 시작한다. 사자들은 그 모습을 의식하긴 하지만, 처음에는 별다른 반응 없이 그냥 지켜보기만 했다.

그렇다고 경계를 완전히 풀지는 않았다. 세 마리의 사자가 자리에서 일어나 상황을 살핀 뒤, 코끼리가 멈추지 않고 계속 가까이 오는 걸 보자 자리를 비켜줬다.

 

길을 내주지 않은 사자들을 향해 돌진한 코끼리

 

 

코끼리는 계속해서 사자 무리 쪽으로 접근했다. 한 차례 멈춰서 사자들이 스스로 물러나길 기다리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끝내 자리를 뜨지 않는 사자들도 있었다.

그러자 코끼리는 갑자기 속도를 높이고, 우렁찬 울음소리를 내며 사자들을 향해 돌진했다.

하지만 양측 모두 진심으로 싸울 생각은 없어 보였고, 사자들은 단지 잠깐 자리를 옮겼을 뿐, 여전히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태세였다. 코끼리는 자신의 우위를 확인하듯 주변을 둘러보며 멈춰 섰다.

영상은 이 시점에서 끝이 나지만, 이후 사자들이 방해하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된 코끼리는 발밑의 풀을 뽑아 입에 물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 풀맛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아니면 사자들을 몰아낸 것으로 충분히 만족했는지, 코끼리는 곧 자리를 떴다고 한다.

사자 무리는 코끼리의 모습이 시야에서 사라지자 다시 제자리에 돌아와, 원래 하던 대로 낮잠을 즐겼다고 한다.

 

진정한 ‘제왕’은 누구인가… 논쟁 불붙다

 

이 영상은 SNS를 통해 소개되면서,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다.

“정글과 사바나의 진정한 왕은 코끼리라는 뜻이네.”

“사자는 정글에 안 살잖아.”

“정글의 왕은 호랑이고, 사바나의 왕은 사자지.”

“그리고 바다의 왕은 범고래겠지!”

“무리가 전부 덤볐다면 코끼리도 못 버텼을 거야. 하지만 몇 마리는 크게 다치거나 죽었을 수도 있겠지.”

“자연은 의미 없는 싸움을 하지 않아.”

“나도 이런 자연 속에서 자랐어. 아침에 학교 가려고 문을 열었더니, 문 앞에 거대한 코끼리가 서 있었던 적도 있어. 우리는 문자 그대로 평화롭게 공존했지. 잊지 못할 순간이야.”

“코끼리는 똑똑하고 강하고 정말 아름다운 동물이야.”

“아무도 다치지 않은 멋진 영상이었어.”

“코끼리는 위협을 느낄 때만 공격해. 처음부터 공격하려는 게 아니라, 우선 상대를 몰아내려고 해보는 거야.”

“사자가 코끼리, 하마, 악어를 공격해 먹는 영상은 많아. 하지만 그 반대는 없어. 코끼리는 사자를 먹지 않잖아. 그래서 사자가 왕인 거야.”

“아니야, 사자가 공격당하는 영상도 많아.”

“하지만 그들은 사자를 죽여서 먹는 게 아니지. 사자는 사냥하고 먹잖아. 네가 사자를 싫어해서 그런 말 하는 거야.”

“사자는 먹이사슬의 정점에 있는, 모든 포식동물 중 최정상에 군림하는 존재야.”

“사자는 건강하게 다 자란 아프리카코끼리를 공격할 용기는 없어.”

“사자는 너무 과대평가됐어.”

아프리카코끼리는 워낙 거대한 체구를 자랑하기에, 성체가 되면 사실상 천적이 존재하지 않는다. 특히 분노한 코끼리는 적이라 판단되면 상대를 코로 들어 던지거나 발로 밟아버릴 수 있어 통제하기 힘들다.

백수의 왕이라는 사자조차도 코끼리 앞에서는 이렇게 길을 양보하는 모습이 종종 목격되곤 한다. 물론 어린 개체나 노쇠하거나 병든 사자는 포식자의 표적이 되기도 한다.

사자와 아프리카코끼리의 공통점이 있다면, 둘 다 성체가 된 수컷은 무리를 떠나는 시기가 있다는 점일 것이다.

수컷으로서 가장 중요한 임무는 자신의 유전자를 후세에 남기는 것이다. 무리를 떠나 힘과 경험을 축적한 뒤 우위에 선 수컷은 암컷을 얻고, 자손을 남긴다. 그리고 암컷들은 무리 지어 새끼를 지킨다.

이번에 등장한 이 코끼리 역시, 그런 경험을 하나씩 쌓아가며 자신감을 키우고, 점점 더 강한 수컷으로 성장해 나가고 있는 중일 것이다.

REFER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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