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산부 사진
중국의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는 임신을 하지 않았는데도, 큰 배를 한 채 ‘가짜 마터니티 포토’를 찍는 것이 유행이라고 한다. 말 그대로 실제로는 임신을 하지 않았는데도, 실리콘으로 만든 커다란 배를 붙이고 마치 임산부인 것처럼 사진을 찍는다는 것이다.
중국 SNS에서 유명한 인플루언서 ‘Meizi Gege’라는 20대 여성이 올린 사진이 대표적이다. 그녀는 지금 결혼도 안 했고, 물론 임신도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등 뒤에 실리콘으로 만든 ‘임산부 배’를 붙이고 카메라 앞에 섰다. 그리고 이 사진을 자신의 SNS에 당당히 공개했다.
그녀 말에 따르면, “지금이 내 몸이 가장 예쁘고 날씬할 때라, 이 시기에 ‘가상의 임신 라이프’를 찍어두고 싶었다”는 것이다. 친구와 함께 ‘가짜 배’를 착용하고 ‘마터니티 포토’를 찍으면, 뭔가 특별한 놀이처럼 느껴진다고도 했다.
알고 보면 이렇게 ‘가짜 임산부 배’를 붙여서 사진을 찍는 사례가 꽤 흔하다. 온라인 쇼핑몰이나 SNS에는 가짜 배를 구매해 직접 촬영에 나선 여성들이 자랑 삼아 인증샷을 올려놓기도 한다. 이유를 물어보면 대체로 비슷하다.
“나중에 진짜로 임신하게 되면 몸매가 너무 변할 거 아니에요? 살도 찌고, 예쁜 옷도 못 입고, 피부도 뒤집어질 텐데…. 지금처럼 날씬할 때, ‘임신부 룩’을 한번 완벽하게 경험해보고 싶다”라는 식이다.
그런데 여기에 대해선 곱지 않은 시선도 만만치 않다. “진짜 임신이 아니라면 마터니티 포토는 무슨 의미냐”, “임신부인 척하는 건 누굴 기만하는 거냐” 같은 비판이 대표적이다. 심지어는 “이런 식으로 쉽게 임신부 놀이를 할 수 있다면, 그만큼 실제 임신에 대한 부담이나 필요성을 못 느끼게 되는 것 아니냐”라는 우려 섞인 의견도 나온다. 실제로 중국도 저출산 문제가 심각해서, 여성의 첫 출산 연령이 꾸준히 늦춰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현상을 두고 인터넷상에서도 댓글이 갈린다. “나도 한창 말랐을 때 이거 사서 찍어볼래!”라는 이가 있는가 하면, “아니, 임신하고 싶어도 못 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라며 불편함을 드러내는 의견도 꽤 있다. 실제 반응을 조금 살펴보면 이렇다.
이렇듯 그냥 재미나 개인적인 욕망으로 보기도 하고, 혹은 “너무 가볍게 보는 거 아니냐”라고 불만을 제기하기도 한다.
물론 실제 임신을 해본 사람이라면, 임산부로 사는 게 결코 만만치 않다는 걸 안다. 체중 관리에 예민해져야 하고, 배가 커지면 거동조차 불편하고, 피부 트러블이나 입덧 문제도 신경 써야 한다. 게다가 임신선으로 고민하는 경우도 많다.
그러니 “가능하면 젊고 몸 상태가 좋을 때 임신해라”라는 조언이 나름 설득력을 갖는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진짜 임신했을 때의 이야기다.
그런데 이 여성들은 왜 굳이 인공 배까지 동원해 ‘임신부 놀이’를 할까? 인플루언서들이 찍은 사진을 보면 예쁜 스튜디오에서 화사한 드레스를 입고, 꽃다발이나 소품도 활용해 화려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결혼을 꼭 해야 한다거나, 출산을 반드시 해야 한다는 부담 없이, ‘나도 임신부가 되어볼 수 있다’는 ‘체험’에 열광하는 모습인 셈이다.
여기엔 어쩌면 일종의 ‘아름답게 기억되고 싶은 욕망’이 숨겨져 있는지도 모른다. 마치 20대 초반의 웨딩사진을 미리 찍어두는 것처럼, 한창 건강하고 날씬할 때 ‘임신부인 나’를 상상하며 기록해두고 싶은 것이다.
이런 트렌드가 계속 퍼지면, 임신 중에도 “예쁜 라인을 유지해야 한다”는 압박이 더 심해지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실제로 중국 내에서는 “임신을 해도 패션이나 미모 관리를 절대 소홀히 하지 않아야 한다”는 소위 ‘임신부 이미지’가 강조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런 풍조가 여성들에게 또 다른 부담으로 다가오는 건 아닐까?
한편으로는 “본인들이 좋아서 찍는 거니 누구든 자유롭게 하면 되지 않나?”라는 쿨한 시각도 많다. 실제로 마터니티 포토를 찍는다고 해서 법을 어기는 것도 아니고, 남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주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이렇게 임신을 흉내 내는 놀이가 유행한다는 사실 자체가 어딘가 씁쓸하다”는 반응도 있다. “언젠가 진짜 임신해서 힘든 과정을 겪으면, 그제야 지금 이 사진들이 얼마나 허탈한 짓이었는지 알게 될 것”이라는 식의 반응도 적지 않다.
이 ‘가짜 마터니티 포토’라는 흐름은, 중국 사회의 복잡한 단면을 보여주고 있을지도 모른다. 결혼이나 출산을 꼭 해야 한다는 압박에서 벗어나고 싶으면서도, 동시에 ‘임신부로서 아름다운 모습을 간직하고 싶은’ 욕망이 공존한다. “젊고 예쁜 지금 당장, 임신부 사진을 찍겠다”라는 발상은 어찌 보면 둘 사이의 기묘한 절충점처럼 보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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