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ies: 기술 및 과학

자연 치아 이식 시대, 돼지에서 배양한 생체 치아 임플란트가 가능할까?

“자연 치아 이식이 필요하신데, 돼지 입에서 자란 치아로 해드릴까요?”

뭐? 돼지 입에서 키운 치아?
황당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이게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닐 수도 있다.

미국 터프츠 대학교(Tufts University) 연구진이 돼지의 입속에서 인간 치아 조직을 배양하는 데 성공했다고 한다.
금속이 아닌 진짜 자연 치아를 배양해 이식하는 시대가 오는 걸까?

 

왜 하필 돼지의 입에서 인간 치아를 키우는 걸까?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임플란트는 대부분 티타늄으로 만든다.
턱뼈에 나사처럼 박아 넣는 방식인데, 시간이 지나면 씹을 때마다 반복적인 충격이 가해지면서 턱뼈가 약해질 수 있고, 임플란트 주변에 세균이 번식하면 턱뼈가 서서히 녹아내릴 위험이 있다.

반면, 자연 치아는 ‘치주인대’라는 조직을 통해 턱뼈와 연결된다.
그래서 충격을 흡수하고, 턱뼈에도 부담이 덜 간다.

그렇다면 인공 임플란트 대신 아예 새로운 자연 치아 임플란트를 배양해 이식하면 어떨까?

 

돼지 입에서 치아를 키우는 과정

 

연구진은 인간 치아에서 치수(신경 조직)를 추출한 뒤,
이를 돼지 치아의 법랑질 세포와 혼합했다.

그다음, 이 세포들을 ‘바이오리액터’라는 장치에서 배양해 ‘치아 씨앗’ 을 만들었다.

이렇게 배양한 치아 씨앗을 돼지의 턱뼈에 이식한 후, 수개월 동안 성장 과정을 지켜봤다.
그리고 몇 개월 후, 연구진이 돼지의 입을 들여다봤을 때,
그곳에는 정말로 인간 치아 조직과 유사한 구조가 자라고 있었다.

 

미니돼지를 활용해 성공률 50%까지 증가

 

이번 실험에서는 2살짜리 미니돼지 6마리가 사용되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미니돼지의 턱뼈 구조가 인간과 매우 유사하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세 번째 앞니(제3절치)와 첫 번째 소구치(제1소구치)를 발치한 후,
그 자리에 치아 씨앗을 이식했다.

그리고 2개월 후, 4개월 후 각각 성장 과정을 확인한 결과,
실험 대상의 절반 이상에서 정상적인 치아 조직이 자라난 것이 확인되었다.

특히 생후 2개월짜리 새끼돼지를 대상으로 했던 기존 실험보다 성공률이 훨씬 높아졌다.
어린 돼지는 영구치가 자라면서 실험이 실패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미 성장이 끝난 미니돼지를 사용하자 그런 문제가 해결되었다.

결과적으로 성공 확률이 50%까지 증가한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치과에서 돼지 치아를 이식할 수 있을까?

아직은 시기상조다.

현재 돼지의 입에서 자란 치아는 크기가 너무 작아 인간에게 바로 이식하기 어렵다.
또한, 단순히 치아를 키우는 것과 실제로 이식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그러니 실용화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

 

“돼지 몸에서 자란 장기, 정말 사회적으로 받아들여질까?”

 

이식용 장기를 동물의 몸에서 배양하려는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1년, 유전자 조작된 돼지의 신장을 인간에게 이식하는 실험이 진행된 바 있고, 돼지 심장 이식 기술도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그러나 여전히 “동물의 몸에서 자란 장기를 인간에게 이식하는 것” 에 대한 윤리적 논란은 남아 있다.
과연 사람들은 “돼지의 입에서 자란 치아” 를 받아들일 수 있을까?

REFER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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