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실제 이야기를 참고해 재구성한 글이다.
나는 어릴 적, 부모님에게 버림받았다.
그때부터 이곳저곳을 떠돌며 살아왔다.
어린 시절의 나는 “보호시설 아이”, “맨날 똑같은 옷만 입고 다니는 거지”라며 손가락질받는 존재였다.
가끔 또래 친구들과 어울려 놀다가 “○○네 집 가자!”는 이야기가 나오면
내가 그 아이네 집 앞에 도착했을 때, 현관 안쪽에서 이런 소리가 들려왔다.
“○○랑 놀지 말랬잖아!”
곧이어, 그 집 엄마가 마치 더러운 걸 보는 눈으로 나를 노려보며 이렇게 말했다.
“○○는 오늘 놀 수 없어…”
그리고는 문을 닫았다.
그런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수도 없이 반복되었다.
어느 순간부터 혼자 있는 게 제일 편하고, 제일 덜 상처받는다는 걸 알게 되었다.
하지만 정말 하고 싶은 말이 산더미였다.
옷이 낡았어도, 같은 옷만 입고 다녀도, 나는 누구 물건을 훔친 적도, 누군가를 해친 적도 없었다.
부모가 없는 것도, 나로선 어쩔 수 없었다.
나도, 정말은 엄마도, 아빠도, 갖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될 수 있으면 사람들과 어울리지 않고 살아왔다.
누구에게도 폐 끼치지 않고, 조용히 혼자서 살아가는 것.
내 마음을 지키기 위해, 그 방법밖에 없었다.
고등학교에 진학하고 얼마 안 된 어느 아침이었다.
교실에 들어가 내 자리로 향했는데—
내 책상 위에는 검은 매직으로 굵게 이렇게 쓰여 있었다.
“죽어라”
“거지”
“부모 없는 놈”
눈앞이 캄캄했다.
내가 뭘 잘못했나?
누구를 상처 입히기라도 했던가?
그저 멍하니, 그 자리에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때였다.
내 눈앞에서 책상이 휙 하고 사라졌다.
반에서 인기가 많던 Y가, 말없이 내 책상을 들어올렸던 것이다.
나는 순간 생각했다.
맞겠구나.
그렇게 각오하며 눈을 감았는데,
Y는 조용히 “가자”라고만 말하고, 복도로 나갔다.
왜인지 나도 모르게, 그 등을 따라가고 있었다.
Y는 그대로 기술실로 가더니, 사포를 꺼냈다.
그리고 아무 말 없이, 내 책상에 적힌 낙서를 갈기 시작했다.
묵묵히 갈아내면서 Y가 딱 한 마디 했다.
“이딴 거에 무너지지 마.”
그 한마디에, 내 안의 무언가가 무너졌다.
단 한 마디였는데, 마음 깊은 곳에서 눈물이 쏟아졌다.
Y는 쑥스러운 듯이 웃으며 말했다.
“방과 후에 한 번 더 와서 니스 바르자. 그럼 원래대로 돌아갈 거야.”
나는 울면서 몇 번이나 고개를 끄덕였다.
Y는 6월에 결혼한다.
정말 진심으로 축하한다.
그날, 그 말이 없었다면—
Y가 없었다면, 지금의 나는 아마 존재하지 않았을 거야.
쑥스러워서 직접 얼굴 보고는 못 말하겠지만,
앞으로도 계속, 친구로 남아줘.
Y, 정말 고마워.
진심으로, 행복하길 바란다.
여름철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것이 갑작스러운 천둥 번개다. 문제는 우리가 무심코 하는 행동 하나가 큰 사고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