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ies: 아트

반 고흐 ‘별이 빛나는 밤’, 난류 물리학과의 놀라운 일치

빈센트 반 고흐의 명작 ‘별이 빛나는 밤’이 물리학의 난류 이론과 정확히 부합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그의 작품에 나타난 소용돌이 무늬가 실제 대기의 난류 현상과 동일한 패턴을 보였다는 것이다.

 

고흐 작품 속 소용돌이 무늬, 실제 대기의 난류 현상과 동일한 패턴 보여

 

지구의 대기는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항상 움직이는 유동체다. 이러한 대기 흐름에서 발생하는 난류는 예측하기 어려운 복잡한 현상으로, 수십 년간 많은 과학자들의 연구 대상이었다. 1940년대 소련의 수학자 안드레이 콜모고로프는 이 난류 현상을 수학적으로 설명하는 이론을 제시했다. 그는 에너지가 큰 규모의 흐름에서 작은 규모의 흐름으로 전달되며, 이 과정에서 에너지 분포가 일정한 비율을 따른다는 ‘콜모고로프의 5/3 법칙’을 발표했다. 이 법칙은 난류의 에너지 스펙트럼이 주파수에 따라 -5/3의 지수로 감소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중국 샤먼 대학의 마인샹 연구팀은 고해상도 디지털 이미지를 활용하여 ‘별이 빛나는 밤’에 그려진 14개의 소용돌이 무늬를 분석했다. 그들은 이 소용돌이들이 콜모고로프의 난류 이론에서 예측한 물리 법칙과 일치하는지 확인하고자 했다. 분석 결과, 소용돌이의 크기뿐만 아니라 상대적인 거리와 강도까지도 난류를 지배하는 수학적 관계와 정확히 부합했다. 이는 고흐가 에너지가 큰 와류에서 작은 와류로 흐르며 점차 소멸되는 난류의 특성을 작품에 그대로 담아냈다는 의미다.

특히 연구팀은 소용돌이 무늬의 밝기 변화를 통해 에너지 분포를 분석했다. 이 과정에서 호주의 유체역학자 조지 배첼러가 정의한 스칼라 에너지 스펙트럼과도 일치하는 결과를 얻었다. 배첼러의 이론은 난류에서 에너지와 물질이 어떻게 분산되는지를 설명하는데, 고흐의 작품이 이러한 복잡한 물리 현상을 정확히 반영하고 있었다.

고흐는 물리학에 대한 전문 지식이 없었지만, 자연 현상을 세심하게 관찰하여 소용돌이의 크기와 거리, 강도 등을 직관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별이 빛나는 밤’에 나타난 소용돌이 패턴은 우주에서 별이 형성되는 분자 구름에서도 발견된다. 이러한 현상은 우주 규모의 난류로, 고흐가 이러한 우주적 현상을 의도적으로 표현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의 작품이 지구를 넘어 우주의 움직임까지 담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번 연구 결과는 2024년 9월 17일 자 학술지 ‘Physics of Fluids’에 게재되었다.

 

VIA

ideau

Recent Posts

운전 중인 주인과 함께 드라이브를 즐기는 미어캣

2021년 7월 14일, 한 미어캣이 운전 중인 주인의 어깨 위에 올라타 드라이브를 즐기는 모습이 영상으로…

9시간 ago

호주 시드니에서 발견된 세 쌍둥이 바나나

2019년 5월 22일, 이날 아침, 호주 시드니의 한 시장에서 장을 보던 사라 윌리엄스는 독특한 모양의 바나나를…

10시간 ago

단편적 정보가 오히려 확신을 불러일으키는 인지 편향의 메커니즘

상황을 잘 알지 못하면서도 자신의 의견에 자신감을 가지게 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친구 커플의…

1일 ago

그리스 바다거북 산란 급증, 25년 보호 활동의 성과

서쪽 스페인에서 동쪽 키프로스까지, 지중해에서는 바다거북의 산란 수가 기록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그리스 해안에서는…

1일 ago

침입한 집에서 집안일 대신해주고, 징역 22개월 선고받은 남자

다른 사람의 집에 침입해 금품을 전혀 훔치지 않고, 빨래를 널고, 바닥을 청소하는 등 집안일을 했으며,…

1일 ago

피라미드 꼭대기에 나타난 개?

피라미드 꼭대기에 올라가 보고 싶다는 꿈을 꿔본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현재 피라미드에 오르는 것은…

1일 a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