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ies: 아트

깨진 물건이 감정과 기억을 담은 예술로 다시 태어나다

물건은 단순히 손에 닿는 물체일 수도 있지만, 때론 우리 삶 속에 깊숙이 스며들어, 기억과 감정을 자극하는 특별한 매개체이기도 하다. 한때 아이의 손에서 놀아주던 봉제 곰 인형은 그 시절의 웃음소리와 따뜻한 손길을 떠올리게 한다. 오래된 가족의 유품은 손때가 묻은 채로, 그리운 얼굴과 순간들을 조용히 되살려낸다. 하지만 예술가 로버트 스트라티에게 물건은 그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는 듯하다. 그의 ‘Fragmented’ 시리즈는 깨진 물건 접시의 파편에서 마치 숨겨진 이야기들이 한순간에 터져 나오는 것 같은 장면을 그려낸다.

 

 

로버트 스트라티의 작품에서는 접시 위의 섬세한 무늬가 단순히 장식적 요소를 넘어선다. 그는 그 무늬의 흐름을 따라 잉크로 이야기를 이어나가며, 접시라는 그릇을 단지 음식을 담는 도구에서 새로운 이야기를 담아내는 시작점으로 전환시킨다. 그의 손끝에서 잉크는 접시의 가장자리를 넘어 종이 위로 흘러내리며, 마치 접시 속에 억눌려 있던 기억과 감정들이 자유롭게 풀려나는 순간을 포착한다. 이때, 물건이 가진 본래의 의미는 해체되고, 그 안에 담긴 이야기들은 새로운 형태로 재구성된다.

 

 

 

 

 

 

VIA

ideau

Recent Posts

운전 중인 주인과 함께 드라이브를 즐기는 미어캣

2021년 7월 14일, 한 미어캣이 운전 중인 주인의 어깨 위에 올라타 드라이브를 즐기는 모습이 영상으로…

11시간 ago

호주 시드니에서 발견된 세 쌍둥이 바나나

2019년 5월 22일, 이날 아침, 호주 시드니의 한 시장에서 장을 보던 사라 윌리엄스는 독특한 모양의 바나나를…

12시간 ago

단편적 정보가 오히려 확신을 불러일으키는 인지 편향의 메커니즘

상황을 잘 알지 못하면서도 자신의 의견에 자신감을 가지게 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친구 커플의…

1일 ago

그리스 바다거북 산란 급증, 25년 보호 활동의 성과

서쪽 스페인에서 동쪽 키프로스까지, 지중해에서는 바다거북의 산란 수가 기록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그리스 해안에서는…

2일 ago

침입한 집에서 집안일 대신해주고, 징역 22개월 선고받은 남자

다른 사람의 집에 침입해 금품을 전혀 훔치지 않고, 빨래를 널고, 바닥을 청소하는 등 집안일을 했으며,…

2일 ago

피라미드 꼭대기에 나타난 개?

피라미드 꼭대기에 올라가 보고 싶다는 꿈을 꿔본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현재 피라미드에 오르는 것은…

2일 a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