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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를 숙인 채로 자라는 나무들이 환상적인 뉴질랜드 ‘슬로프 포인트’

뉴질랜드 남섬에 있는 슬로프 포인트는 “지구에서 가장 강한 바람이 부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이곳은 바로 앞에 남극해에서 불어오는 강한 바람을 그대로 맞이하기 때문에 생물이 살기에는 혹독한 땅이다. 땅에서 자라는 나무조차도 오랫동안 강한 바람을 견뎌온 탓에 마치 바람에 휘날리는 것처럼, 고개를 숙인 상태의 기묘한 형태를 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바람이 강한 장소 “슬로프 포인트”

 

 

슬로프 포인트는 뉴질랜드 남섬의 최남단에 위치해 있으며, 적도에서 5,140km, 남극에서 4,803km 떨어져 있어 남반구의 중앙에 위치한 곳이다. 눈앞에는 깎아지른 절벽이 펼쳐져 있으며, 그 너머로는 남극해가 펼쳐져 있다. 바람을 막을 것이 없는 바다 너머로부터는 차가운 강풍이 불어오므로 사람이 살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땅이다. 운이 좋다면 해안가에서 펭귄이나 바다사자 같은 동물들의 모습을 볼 수 있을 때도 있다고 한다.

 

마치 강풍에 휘둘린 듯한 나무들

 

이곳 슬로프 포인트의 관광 명소는 마치 바람에 휘날리는 것처럼 기묘한 형태의 나무들이다. 이 땅에 처음 나무를 심은 사람은 아일랜드에서 이주해 온 제레미아 오브라이언이라는 사람이라고 한다.

그는 1880년대에 아내와 함께 지은 집 주위에 빌마 카린 나무를 심었다. 그 후 100년 이상 매일 강한 바람을 맞으며 자라난 나무들은 바다 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휘말린 듯한 기묘한 형태로 성장했다.

 

100년이 지난 지금도 양들의 피난처가 되어

 

이 지역은 바람이 너무 강해 사람이 살기에는 어려운 장소지만, 목양지로 사용되고 있어 주변에는 양이 많다. 제레미아 오브라이언 이후에도 바람을 피할 곳 없이 방목된 양들을 보호하기 위해 다양한 나무들이 심어졌다고 한다. 하지만 어떤 나무도 남극해에서 불어오는 강풍에 대항할 수는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힘차게 땅에 뿌리를 내린 나무들은 지금도 양들의 피난처가 되고 있다.

여행 중에 방문하려면 렌터카가 없으면 다소 도착하기 어려울 수도 있지만, 뉴질랜드 최남단의 장소라는 점에서 찾아갈 가치는 충분해 보인다. 덧붙여 9월에서 11월까지 양들의 번식기에는 도로가 폐쇄되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슬로프 포인트를 방문하려는 사람들은 현지 정보를 주의 깊게 확인해야 한다.

 

 

 

뉴질랜드에는 또 하나의 환상적인 “나무”의 모습을 즐길 수 있는 장소가 있다. 슬로프 포인트에서 북쪽으로 약 240km 떨어진 곳에 있는 와나카 호수의 버드나무가 그것이다.

이곳 또한 매우 환상적인 경치를 자랑하므로, 함께 방문해보는 것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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