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다른 이와 비교하며 우월감을 느끼거나 한숨을 쉬는 것은 인간에게 흔한 일이다. 하지만 물고기 중에서도 이와 비슷한 행동을 하는 물고기도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신가? 거울에 비친 모습이 자신임을 인식할 수 있는 ‘거울상 인지’는 일부 동물들만이 지닌 고도의 자기 인식 능력의 증거로 여겨진다. 개나 고양이조차도 이를 증명하지 못한 거울상 인지 검사(미러 테스트)를 통과한 물고기가 있다. 그 물고기는 길이 약 10cm 정도의 작은 물고기인 ‘청줄청소놀래기(Labroides dimidiatus)’다.
청줄청소놀래기는 거울을 보고 자신의 몸 크기를 인지하며, 상대의 크기와 비교하여 싸울지 말지를 결정한다고 한다. 적을 알기 위해 자신을 먼저 알라는 말처럼, 왠지 친근함이 느껴지지 않는가?
태평양과 인도양에 서식하는 청줄청소놀래기는 농어목 놀래기과에 속하는 길이 10cm 정도의 작은 물고기다. 청줄청소놀래기는 바다의 청소부로 알려져 있다. 다른 물고기에 붙은 기생충이나 죽은 피부를 먹으며 깨끗하게 해주는 습성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무 물고기에게나 함부로 달려들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청줄청소놀래기는 강한 자제력을 가진 물고기이기 때문이다. 눈앞에 먹이가 있어도 필요하다면 참고 견딜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성별이 중간에 바뀌는 경우도 있다. 사회성을 지닌 청줄청소놀래기는 큰 수컷이 이끄는 무리 속에서 생활하는데, 그 리더가 죽으면 몸집이 큰 암컷이 수컷으로 성전환을 하여 새로운 리더가 된다.
이 물고기는 거울을 보고 그 속에 비친 자신을 인식할 수 있다. 이를 ‘거울상 인지’라고 한다. 예를 들어, 청줄청소놀래기의 평소에는 보이지 않는 목 부분에 표시를 하고 거울을 보여주면, 물고기는 그 표시를 없애기 위해 목을 문지른다. 이는 거울에 비친 물고기가 자신임을 알지 못한다면 절대 하지 않을 행동이다.
또한, 물고기의 얼굴과 다른 물고기의 몸을 합성한 사진을 보여주면 공격하지 않지만, 다른 물고기의 얼굴과 자신의 몸을 합성한 사진에는 공격을 가하는 것도 발견되었다. 이는 자신이 보고 있는 얼굴이 자기 것인지를 정확히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직 거울을 본 적 없는 청줄청소놀래기에게 다른 물고기의 사진 두 장을 보여주었다. 하나는 자신보다 10% 작은 물고기의 사진이고, 다른 하나는 10% 큰 물고기의 사진이다. 그러자 강한 영토 의식을 지닌 청줄청소놀래기는 두 사진 모두에게 격렬하게 공격을 가했다. 다음으로, 청줄청소놀래기에게 거울을 보여주어 그 속에 비친 물고기가 자신임을 학습하게 한 뒤, 다시 두 장의 사진을 보여주었다. 그러자 청줄청소놀래기는 자신보다 작은 물고기 사진에는 여전히 공격을 가했지만, 큰 물고기 사진은 피하는 행동을 보였다. 즉, 거울을 통해 학습한 자신의 몸 크기를 바탕으로, 공격할 상대를 선택하기 시작한 것이다.
기존의 상식은 동물의 자기 인식 능력이 인간과 같은 고등 동물들에게만 한정되어 있다는 것이었다. 특히, 거울상 인지 능력은 인간, 유인원, 돌고래 등 일부 지능이 높은 동물들만이 가진 능력으로 여겨졌는데, 청줄청소놀래기와 같은 작은 물고기가 거울을 통해 자신의 크기를 인식하고, 이를 바탕으로 행동을 조정하는 능력을 보여주면서, 자기 인식의 진화에 관한 기존의 상식을 다시 생각해 볼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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